"보광 스님이 주는 상 안받겠다"
"보광 스님이 주는 상 안받겠다"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5.12.09 11:3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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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이지환 학생, 교내 경진대회 수상 거부

▲ 사진=이지환 페이스북
"뻔뻔하게 총장직에 앉아 있는 보광 스님이 주는 상 따위는 절대 받지 않겠습니다."

동국대 교내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에서 대상에 선정된 학생이 총장 보광 스님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수상을 거부했다. 학생 개인의 총장 불인정 행위로는 처음이다.

이 씨는 지난달 27일 동국대가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에 참가해 인문사회계열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상은 총장상에 해당한다. 시상은 9일 오후 2시에 한다.

동국대 이지환 씨(정치외교학과 4학년)는 9일 '자격 없는 총장이 주는 상, 받지 않겠습니다' 제하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씨는 "나는 (50일 단식한)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의 동기이다. 대상에 입상해 기뻤다. 내 동기 건중이와 내 선배 장훈이 형이 목숨 걸고 퇴진을 외쳐도 눈길조차 주지 않은 사람이 주는 상이어서 수상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내 주변의 많은 선후배, 친구들이 지난 1년간 종단 횡포에 맞서 싸우며 큰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입었다. 그동안 나는 학업을 핑계로 '응원한다, 고생한다'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전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나마 학우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 씨는 "지난 3일 수많은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 속에 이사진 총사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이 글을 쓰는 9일까지 단 한 명의 이사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씨는 "보광 스님은 처음부터 사퇴할 의도가 없었다. 시간끌기를 위해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고자 하는 치졸한 행동이었다"며 "나는 모든 이사와 총장이 사퇴할 때까지 응원하고 행동하겠다. 학우들도 이사들과 총장이 사퇴할 때까지 관심을 갖고 참여해 달라"고 했다.

다음은 이지환 씨의 성명서 전문.

자격 없는 총장이 주는 상, 받지 않겠습니다.
저는 정치외교학과 10학번,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의 동기 이지환입니다.

 건중이가 단식에 접어든지 한 달이 넘어갈 무렵인 11월 27일 저는 교내 프로그래밍경진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대회 소식을 접한 이후부터 꾸준히 준비하여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 대상에 입상하게 되었고 그날 오전은 들뜬 기분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오후에도 SNS에 대상 소식을 전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으며 기분 좋게 다음날 있을 시상식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누가 누구한테 상을 주겠다는 것입니까?

 그러던 중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입상 관련 게시물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게시물의 마지막 내용을 읽고 수상거부를 결심하였습니다. 제 동기 건중이와 제 선배인 장훈이형이 목숨을 걸고 퇴진을 외쳐도 눈길조차 주지 않은 사람이 주는 상이였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건중이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너 라면 먹으면 한 끼에 몇 개까지 먹냐?”그 때 건중이는 무심하게 “3개”라고 말했습니다. 평소 대식가로 유명한 건중이에게서 나온 대답치고는 적은 양이여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자 건중이는“아, 밥은 빼고?”라고 말하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친구였습니다. 먹을 것 좋아하고 사람 좋은, 풍채도 좋은 그런 친구였습니다. 그런 친구가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추위와 외로움 그리고 극한의 배고픔과 싸우다 쓰러져 병상에 누워있습니다. 평생을 안고 가야할 후유증이 남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뻔뻔하게 총장직에 앉아 계신 보광스님이 주시는 상 따위 절대 받지 않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최장훈, 김건중 뿐만이 아닙니다. 제 주변의 많은 선배, 후배, 친구들이 1년간 종단의 횡포에  맞서 싸우며 많은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학업을 핑계로 응원한다, 고생한다는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제나마, 이렇게나마 그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3일, 수많은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 속에 이사진 총사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12월 9일 까지 단 한 명의 이사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광은 처음부터 사퇴할 의도가 없었습니다. 시간끌기를 통해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고자 하는 치졸한 행동인 것입니다. 저는 모든 이사 및 총장이 사퇴할 때 까지 응원하고 행동하겠습니다. 또한 작은 행동이지만 저의 행동을 통해 더 많은 학우들이 그들이 물러날 때까지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2015. 12. 9

정치외교학과 10학번 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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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세대 2015-12-11 17:26:42
한심한지고, 학생인지, 썩은먹물인지?? 자식둘 대학보내는 불자로서 충고 합니다
싫으면 애초부터 참여말고 의연히 초연하고, 다은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 기회주세요
아니면, 받아서 좋은곳에 쓰세요, 고생하는 부모님 생각하세요, 학생은 학생 다울때
가장 아름다워요, 정치인도 아니고 소영웅주의자도 아니면 공부로 입신양명 보답 하세요

불자/ 2015-12-10 05:38:51
불자들만 절도,표절을 독점하냐?

동문 2015-12-10 03:14:59
우리와 무슨 상관인가~

ㅋㅋㅋ 2015-12-09 19:53:04
욕심들이 많아서,,

자리 2015-12-09 16:08:32
이게 무슨 챙피냐...모두가 인정하지 않는 자리에 연연할 필요가 없을거 임...다른 자리를 빨리 찿아서 일하는 것이 좋을 듯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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