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 조계종과 대처 태고종을 통합하자는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의 '통합' 발언은 "통 크게 화합"하자는 뜻이었다는 참신한 해명이 나왔다.
대한불교조계종 대변인인 총무원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9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계종은 지난달 29일 태고종 측 보도자료가 <불교닷컴>에 보도되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번지자 '총무원 홍보국 입장'이라면서 "우리 모두가 부처님 일불제자로 화합해 살자는 덕담"이었다고 했다.
홍보국 이은 기획실의 두번째 '원론적' 입장
일감 스님은 입장문에서 "설정 총무원장의 태고종과의 '통합' 발언은 불교인구 감소를 비롯해 종교 위기라는 사회적 현상에 있어 조계종과 태고종이 '통 크게 화합'해 붓다의 가르침을 나누는데 있어 함께하자는 원론적 수준의 말씀이었다"고 했다.
이어서 "설정 원장이 지난 6월 29일 이전인 2월 28일과 각종 종단협의회 회의에서 반복적으로 했던 조계종과 태고종 통합 발언 모두 발언한 수준의 내용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했다.
독신 출가수행자 정체성이 신뢰 회복의 길
일감 스님은 "설정 원장은 독신 출가수행자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야말로 조계종 정체성을 확립하는 길이다. 나아가 조계종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종도들은 조계종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이를 확대하거나 왜곡하는 등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조계종도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수행정진에 매진해 달라"고 했다.
'통합'은 둘 이상 조직이나 기구를 하나로 합침
국어사전에서는 '통합'을 ▷둘 이상의 조직이나 기구 따위를 하나로 합침 ▷<교육>아동 및 학생의 생활 경험을 중심으로 학습을 종합하고 통일함. 또는 그런 일 ▷<심리>여러 요소들이 조직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룸. 또는 그런 일로 설명하고 있다. 통합을 '통 크게 화합'이라는 일감식 해석은 보이지 않는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행정수반으로서 내뱉는 말과 쓰는 글의 단어 선택이 신중하고 적확해야 한다. 총무원장 발언을 수하의 대변인이 사전 밖의 의미로 변명하려고 한 것은 궁색할 뿐더러, 조계종 수준을 가늠케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설정 발언에 기구까지 설치한 편백운 원장
한편, 지난달 29일 태고종이 공개한 설정 원장의 발언은 "과거에는 조계종과 태고종 간에 분규 갈등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한국불교 미래를 위해서 통합하자. 각 종단 역할은 그대로 기능을 하되, 교육 포교 분야에서는 통합해 함께 가자"이다.
설정 원장 발언에 편백운 원장은 "(설정) 원장스님 말씀에 적극 찬동하며, 통합의 구체적인 사안과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는 양 종단이 통합기구를 설치해서 단계적으로 접근하자"고 했다. 태고종은 종회에 두 종단 통합을 위한 기구를 설치했다.
처자식을 숨겨둔 것으로 의심 받는 설정 원장과 대처인데 내연관계가 폭로된 편백운 원장이 두 종단 통합을 논의했다는 사실에 여론은 계속 들끓고 있다.
다음은 조계종 대변인인 총무원 기획실장 일감 스님의 입장 전문이다.
조계종단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수행정진의 길에 매진하겠습니다. 지난 6월 29일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태고종 방문 이후 우리 종단과 태고종간 통합 이야기가 왜곡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리 종단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태고종과의 ‘통합’ 발언은 불교인구 감소를 비롯하여 종교의 위기라는 사회적 현상에 있어 우리 종단과 태고종이 통 크게 화합하여 붓다의 가르침 나누는데 있어 함께하자는 원론적 수준의 말씀이었습니다. 이는 한국불교가 미래세대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서는 우리안의 갈등을 종식하고 화합하자는 대탕평, 대화합 정신의 연장입니다. 지난 2월28일 태고종 집행부의 조계종 총무원 방문 때도 비슷한 말씀이 있었고 각종 종단협의회 회의에서도 말씀하신 수준의 내용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총무원장스님은 독신 출가수행자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종단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길이며, 나아가 우리 종단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태고종과의 통합문제는 종도들의 공의가 모아져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적 흐름과 시대적 요건 등이 조성되었을 때 비로소 논의가 가능한 일입니다. 이에 우리 종단은 태고종과의 통합문제에 대해 더 이상 이를 확대하거나 왜곡하는 등으로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일이 없길 요청드리며, 종도 여러분께서도 이에 현혹되지 않고 조계종도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수행정진의 길에 매진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불기2562(2018)년 7월 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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