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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과 임종석, 면담 요청에 조작적 접근

기사승인 2018.10.30  13: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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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김종찬의 안보경제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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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 특사가 한국 대통령 비서실장을 청와대에 면담한 것이 미국의 요청이라고 청와대가 발표, 한국 언론들이 그대로 뒤따르며 조작적 접근이 확연해 지고 있다.
청와대 발표는 비건 특보가 ‘30일 청와대 안보실장 면담에 비서실장 동석’을 요구한 것이고, 청와대는 ‘비서실장 일정상 29일 단독 면담’을 요구해 성사된 것으로, 이날 외교적 면담은 ‘청와대 요청’이 정상적 해석이다.
 
한국 언론들은 제목부터 조작적 접근을 위해 꾸며진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기사에서 “미국 쪽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만남은”이라면서 제목은 “비건 특별대표는 왜 ‘임종석 면담’을 요청했을까”이다.
<중앙>은 “비건, 임종석 먼저 면담…남북경협 속도조절 요구 가능성” 제목에 “청와대는 이날 ‘미국 측에서 임 실장과의 만남을 요청해 성사됐다’”며 청와대가 전한 양측 발언 내용을 기사로 담고, 별도 취재는 비건 특사가 아닌 외곽에서 ‘경협 속도조절 미 요구 가능’을 덧붙였다.
<조선>은 “美비건, 정의용보다 임종석 먼저 찾았다” 제목에서 “비건 대표가 청와대의 외교·안보 책임자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대신 임 실장을 만난 이유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측 요청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을 먼저 찾은 비건 대표는 30일 정 실장을 만날 계획이다. 외교 소식통은 ‘최근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경협, 대북 제재 완화 등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표출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과 진의를 파악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고 익명 멘트를 등장시켰다.
<동아>는 “임종석 콕 찍어 만난 비건, 남북경협 과속 경고?” 제목으로 “청와대 당국자는 이날 만남에 대해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이 아닌 비서실장 자격’이라고 애써 선을 그었지만 미국 북핵 협상 대표가 대통령비서실장을 따로 만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외교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할 말보다는 듣고 싶은 말이 많아서 한국에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고 역시 익명으로 포장했다.
<경향>은 “스티브 비건은 왜 임종석 비서실장을 만났나” 제목에서 “비건 대표가 직접 임 실장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대북 제재 예외 인정 등에 관한 논의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면서 <한겨례>와 같이 청와대의 요구사항이 ‘대북제재 예외’를 추론에서 팩트로 만들었다.
 
청와대 입장을 두둔하는 <한겨레>는 청와대의 입장선호가 확연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국 정치는 물론 외교·안보에 관한 정책에 영향력이 큰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싶어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8월말 임명 직후 첫 방한 때인 9월11일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바 있다. 이번이 네번째 방한이어서 그동안 정의용 실장은 물론, 외교부의 강경화 장관과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도 면담했다.
청와대는 임종석 실장과 비건 대표의 면담과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그리고 2차 북미회담 진행 사안에 대해 심도깊은 대화가 오갔다. 임 실장은 비건 대표에게 북미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고 비건 대표는 한국의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일하게 비건과의 협상 내역에서 ‘비서실장 일정으로 변경 요구’를 기사에 단 <중앙>은
<청와대에 따르면 당초 비건 대표는 30일 정 실장과 만날 계획이었다. 그런데 미측에서 이 자리에 임 실장도 함께 나와 줬으면 한다는 의향을 전달해 왔다. 그러나 임 실장의 일정상 30일 만남이 어려워 결국 29일 비건 대표와 임 실장이 단독 면담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비건 대표는 정 실장과는 예정대로 30일 만난다. 이 같은 설명으로 보면 비건 대표의 주요 방한 목적에는 결국 임 실장 면담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비건 대표는 지난 21~23일 미국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났던 만큼 불과 1주일 만에 서울에 직접 온 건 외교부가 아닌 청와대 예방 때문이었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중략)
청와대 발표에는 빠져 있지만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한 논의도 오갔을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경협에 대해 ‘속도 조절’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면서 “주요 방한 목적에는 결국 임 실장 면담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관측”으로 추론을 팩트로 변경했다.
 
비건 특사와 임 실장의 단독 면담은 ‘단독’이 강조될 경우 ‘청와대의 요청’이 합리적이며, ‘동석자’였던 임 실장이 단독 면담자로 승격한 기술적 접근에서 팩트를 찾아야 한다.
<한겨레>처럼 청와대의 얘기를 듣고 싶어 방한한 비건 특사가 애초 일정을 변경하며 단독 청와대 면담을 앞당겼다면, 이는 외교에서 청와대 요구로 해석되는 것이 정상이다.
반대로 <조선> <동아>처럼 남북 속도조절을 말하기 위해 비건 특사가 임 실장의 면담 배석을 추가시켰고 이를 청와대가 단독면담으로 격상시켰다면, 이는 중대한 한미협상의 변경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간 북미협상이 정의용 안보실장과 존 볼튼 안보보좌관의 접촉에 의존해왔던 창구의 폐쇄를 의미하는 것이 된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cetana@gmail.com]

김종찬 불교저널 편집국장, 정치경제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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