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웅 신부 정신 바짝 들게 한 설조 스님 단식
함세웅 신부 정신 바짝 들게 한 설조 스님 단식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8.11.01 19:3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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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집 '이 땅에 정의를' 출판기념회…함세웅 신부 "정의구현이 평생 신념"

"폭염, 참으로 무더운 여름입니다. 날씨가 너무 더우니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 그러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88세의 설조 스님이 41일간 단식하셨는데, 그로부터 "너는 지금 도대체 무얼하고 있느냐?" 라는 꾸짖음이 들려왔습니다. 스님은 참회를 위해 단식을 택하셨습니다."

▲ 함세웅 신부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함세웅 신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왼쪽부터)

31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 대담집<이 땅에 정의를-함세웅 신부의 시대 증언>에 함세웅 신부가 쓴 서문의 일부다.

이 책은 사제 50년을 맞은 함 신부가 온몸으로 헤쳐나온 이 땅의 민주화운동 여정이 담겼다. 지난 2013년 3월부터 한인섭 교수가 13차례 대담한 내용이다.

출판기념회에는 함 신부와 함께 1987년 6월 항쟁 등 한국 민주화 운동을 이끈 주인공들이 치열했던 당시를 함께 회고하는 자리였다.

▲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명진 스님, 정지영 영화감독,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불교계에서는 명진 스님, 원로의원 원행 스님이 참석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 유인태 국회사무총장, 이창복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을 비롯해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와 인혁당·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이 책을 펴낸 창비사 대표이기도한 백낙청 교수는 축사에서 "함 신부님은 정의구현을 신념으로 살아오시면서 온갖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셨다"며 "최근에도 옛날이나 다름없이 열심히 현장에서 활동하신다. 한인섭교수 없었으면 이 책은 만들어지지 않않다. 한 교수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해동 목사는 "저와 뜻을 나눈지 40년이 지난 함 신부님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절대로 굽히지 않는 고집이 센 분"이라며 "시대가 만들어낸 투사인 그의 족적은 한국의 가톨릭 역사에서 절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이 많이 읽혀 이 땅에 정의가 넘치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창복 의장은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등 그 누구도 가담하기를 주저했던 문제에도 함 신부님은 우뚝 서 주신 선동가였다"며 "이 땅의 정의를 살리기 위해, 썩은 정치를 물리치기 위해 모든 희생을 감수하며 살아오셨다"고 말했다.

▲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진상을 세상에 알린 주역들. 대담자인 한인섭 서울대교수, 함 신부, 김정남 전 비서관, 이부영 전 국회의원.(왼쪽부터)

영화 <1987>의 실제 인물들이 무대에 올라 박종철 고문사건의 전모를 생생히 증언한 대목에서 참석자들은 1987년을 전후한 암울하고 엄중한 시절의 뒷얘기를 생생히 실감할 수 있었다.

수감된 해직언론인으로 사건의 진실이 담긴 쪽지를 교도관을 통해 김정남(김영삼 대통령 교육문화비서관)에게 전달한 이부영 전 국회의원, 함 신부에게 쪽지를 전달해 세상에 알리도록 한 김정남, 그리고 함 신부가 나란히 무대에 섰다. 당시 교도관이었던 한재동, 전병용 씨도 참석했다.

함 신부는 "“큰 역사를 이룩할 때 이름 없이 희생하신 분들, 고통당하신 분들, 목숨 잃으신 분들을 마음에 품고 살고 싶다"며 "순국선열들, 희생자들, 고통 받으신 분들, 시대변화를 위해 남북의 평화공존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아름다운 삶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고마워했다.

▲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등

함 신부는 책 서문에서 설조 스님을 다시 언급했다.

"저는 설조 스님과 마주하면서 정치조직과 종교조직의 '정화'를 우리 시대의 '화두'로 생각하며 묵상했습니다. 정치조직의 정화가 곧 평등에 기초한 민주화이며 종교조직의 정화가 절대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참된 회개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위해 목숨을 걸고 단식한 설조 스님 앞에서 가톨릭 사제인 나는 과연 바로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할 것인자를 물으며 현장을 떠나왔습니다."

함 신부는 1942년에 태어나 로마 우르바노 대학과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립헤 참여해 민주화운동에 헌신했고, 서울교구 홍부국장으로 6월항쟁의 중심에 섰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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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태스님이 설조스님으로 다른 2018-11-06 12:14:48
이런 사람이 조계종단 집행부에 협조하고 순응했으면 해종행위언론 불교닷컴해서는 월태설조스님을 뭐라고 칭송해 줄까.
보디가치나 있는 사람일까.

단식하는 사람의 10년이나 늘린 2018-11-06 11:55:40
참 큰일이로세.
저런 사람이 민주화운동했다니.
민주화운동했던 사람들의 신뢰가 허물어 진다.
명진스님이라는 사람은 평생 선방다닌다고 하면서 삥땅 뜯어서 호의호식했던 사람이 봉은사주지 주니 덜컥 받아 4년동안 호의호식에 선방스님들에게 조차 잔인하게 인색해서찾는 스님들이 없어 민주노총에 삥땅 뜯기고 이제 의지할데라고는 민주노총밖에 없으니 무슨 민주투사인양 여기저기얼굴 내미는게 소영웅주의자 성향을 가진사람들에게는 딱 들어맞는 직업과 생활이네요.
가증스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남 험담과 분쟁하기 좋아하는 업으로 쌓인 사람들의 놀음이네요

대진 2018-11-03 09:42:42
과거를 묻지말아다오 종교는 정치권력에 아부나 추태는 절ㄷ 없어야한다
정치가 문제였지

신부님 자랑스럽습니다. 2018-11-02 17:02:12
목숨걸고 외로운 투쟁하는 설조스님께 신부님이야 말로 큰힘이 되주신것은 불자라면 다아는 사실

닷컴독자 2018-11-02 16:24:53
함세웅 큰신부님이 범계권승 수백명보다 더 거룩하시고 수승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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