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와 가짜 침향 어느 것이 효과가 좋을까?
왕의 큰 아들이 보위를 이어받는 것이 국가를 위해서 좋은 일일까요?
아니면 작은 아들이거나 후궁에게 얻은 아들이라도 뛰어난 능력을 가진 왕자가 보위를 이어받는 것이 국가를 위해서 좋은 일일까요?
이런 질문을 한다면 그 답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역대 왕조 특히 조선의 왕실 계보를 보면 그 답은 후자가 되어야 합니다. 조선을 번영으로 이끈 왕은 큰 아들이 아닌 왕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든다면 태종, 세종, 세조, 성종, 효종, 영조, 정조 등.
여기서 왕 대신에 침향을 대입해도 똑 같은 말이 됩니다. 한국의 대한약전에 보면 침향은 Aquilaria agallocha라는 침향 종이 큰 아들이라고 못을 박았어요. 중국과 일본도 이외에 두가지 학명을 더 넣어서 침향의 수종이 다양함을 밝혔는데 말이죠. 한국은 한 술 더 떠서 Aquilaria agallocha가 아닌 침향은 가침향으로 매도를 합니다. 그야말로 싸구려라는 말도 아니고 가짜라고 합니다. 진 침향은 고가이고 가침향은 가짜이니 값이 싸다는 논리이지요.
더 답답한 것은 이런 생각을 가진 컨텐츠가 인터넷의 상위 검색수를 기록하며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시점에서 이런 세태가 정말로 옳고 믿을 수 있는 정보일까요? 하고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무언가 시장이 침향에 대한 고정관념이 침향을 그렇게 인지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아닐까요? 소비자는 침향을 둘러싼 진위 논쟁에서 유통하는 전문가에게 농락당하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 과학적으로 좋은 침향을 입증하는 방법은 두 가지 뿐입니다. 하나는 성분을 분석해서 우수한 효능을 가진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죠. 또 하나는 침향을 약으로 처방해서 좋은 효과가 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절차를 밟아 효능이 가장 좋은 침향 또는 유효성분이 가장 좋은 침향이 무엇이라는 과학적인 연구 근거는 아무리 찾아도 없다는데 있어요.
이 대목에서 필자는 30년 임상 경험을 하는 중에 좋은 고가의 침향을 가져다 실제 약용했을 때 효과는 가짜라고 치부하는 가침향에 비해서 탁월하게 효과가 좋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그 차이가 모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침향을 넣은 약이 더 효과가 좋았습니다. 이것은 감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근거라고 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임상적 신뢰가 오히려 가침향에 있다 확신에 도달했다는 데 있어요.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이것을 추적하며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필자는 가장 좋고 비싼 침향이 가장 좋고 효과적인 약이 된다는 사실에 의문을 강력하게 제기합니다.
가침향으로 치부되는 침향이 오히려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임상을 통해 밝히고 난 뒤 현 침향시장의 모습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발견합니다.
우리 소비자는 침향을 수입하는 업자들의 상식에 의해서 근거 없는 가치의 거품에 희생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이 일리 있다는 사실에 도달하게 됩니다.
가장 좋은 침향은 가장 좋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약이나 식품으로 법제 가공된 침향이어야 합니다. 단지 고가이고 모양이 좋으며 냄새가 황홀하다는 사실 만으로 가장 좋은 침향으로 인정받으면 옳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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