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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주의(馬虎主義) 유감

기사승인 2019.01.28  10: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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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지록위마(指鹿爲馬)란 말이 있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趙高)가 태자 부소를 죽이고 어린 호해(胡亥)를 황제로 세워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뒤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며 “좋은 말 한 마리를 바칩니다”라고 거짓말한 것에서 유래했다.

호해는 “어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오”라며 신하들에게 물었고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죄를 씌워 죽였다고 한다.

권력에 붙고자 하는 이들은 수많은 사슴들을 말로 바꾸어 부른다. 사실은 온데간데 없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거짓을 참으로 바꾸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말 중에 마호주의(馬虎主義)라는 것이 있다. 말이건 호랑이건 적당히 하자는 주의다. 친구, 이웃, 가족 간에서야 때로는 마호주의가 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랏일이나 대학과 같은 곳에서 마호주의를 내세우며 사슴이나 말이나 호랑이나 그게 그거라는 식이라면 과연 그러한 조직이 발전할 수 있을까?

얼마 전 동국대 총장선거 와중에 어떤 후보가 “4년 전 총장선거에서 종단개입이라 비판하며 후보를 사퇴했던 것을 참회한다”고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4년 종단 수뇌부가 당시 김희옥 총장을 불러 "다음 총장은 스님이 되었으면 한다"며 후보사퇴를 종용했던 것이 종단개입이 아니었다며 참회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마록의 처세, 마호주의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시대는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4차산업의 혁명으로 치닫고 있다. 좋은 게 좋은 거 하면서
마마호호(馬馬虎虎)하는 사이 대학은 골병이 들고 결국 쇠퇴해 버릴 것이다.
동국대 평가도 지난 4년간 11위에서 18위, 17위로 곤두박질 쳤다. 동문들은 많은 실망을 하고 있다.  총장후보자들이 마마호호나 하고 있다면 대학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권력 앞에 원칙이 없는 자, 어제의 진실을 오늘의 거짓으로 말하는 자라면 오늘의 진실이라고
말한들 어찌 미래에 거짓이 아니라고 믿을 수 있겠는가?
앞에서 든 사자성어 지록위마의 주인공인 환관 조고의 말로는 결국 죽음으로 끝난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 누구보다도 많은 희생과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 리더십이란 구성원들을
하나의 공통된 목표에 규합시키는 능력과 의지이고 신뢰감을 심어주는 성품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즉, 신뢰는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덕목이다.
인간에게 정의로움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수치인 것이다.

동국대 총장선출 과정이 소견발표회를 거쳐 후보 선출을 앞두고 있다. 종단과 학교 법인은 엄정 중립을 공언하고 있다. 부디 끝까지 말한 대로 지켜 주길 바란다.

그리고 적어도 누군가의 힘을 얻기 위해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일은 이제 없기를 바란다. 그것이 지난 2014년 동국대 총장 선출과정의 교훈이다.

총장후보 추천권을 갖고 있는 분들도 오로지 학교 발전만을 생각하고 능력과 인품을 기준으로 제도권에서 될 수밖에 없는 후보보다는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후보를 선택해 주기를 기대 해 본다. 이기더라도 지는 싸움보다는 지더라도 이기는 싸움이 미래 가치를 더욱 높일 것이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성영석 한국 포리머 회장, 전 동국대 평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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