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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단식 동국대 김건중 부회장 무기정학 풀려

기사승인 2019.02.18  14: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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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반 만에 대화합 이유..."학생도 대화합 함께 하게 해 달라"

   
▲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은 학교를 위해 50일 단식과 50일 동안 1인시위를 했다

목숨 건 50일 단식으로 의혹 투성이 동국대 임원(이사) 총사퇴를 이끌어냈던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의 무기정학 징계가 최근 풀렸다.

김 전 부회장은 학생총회를 열어 보광 한태식 총장 사퇴 결의를 통과시키면서 학생명부 관리 소홀을 이유로 지난 2년 반 동안 무기정학 중에 있었다.

김 전 부회장은 18일 '무기정학이 2년 반 만에 해제되었습니다' 제하의 입장문을 자신의 SNS을 통해 공개했다.

김 전 부회장은 "징계 연장 해제 모두 그들(학교 측) 마음대로였다. 신임 총장이 대화합 일환으로 징계를 해제했다는데 그 대화합에 학생들도 함께 하게 해 달라"고 했다.

이어서 "나는 우리 학교를 사랑하기에 못된 놈들이 학교를 잡아먹고 좌지우지 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감시하겠다"고 했다.

   
▲ 50일 단식 후 병원으로 후송된 김건중 부총학생회장. 동국대 이사회는 이날 일면 이사장 등 임원 총사퇴를 결의했다


다음은 김건중 동국대 전 부총학생회장의 입장 전문이다.

무기정학이 2년 반 만에 해제되었습니다.

  징계도, 연장도, 해제도 모두 그들 마음대로였습니다.

2016년 7월, 학교로부터 무기정학을 받았습니다. 2019년 2월, 학교로부터 무기정학 해제를 통보받았습니다. 심지어 4차례 간 징계가 연장되었을 때도 저는 그 자리에 가지도 못했고, 결정사항을 알지도 못했습니다. 저에게 알려줄 의무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이렇듯 그들은 언제든지 제 인생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2년 반 동안 버틴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 ‘무기정학 해제 통보’ 라고 쓴 공문 한 장을 전달해주었습니다.

  신임 총장이 말하는 ‘대화합’의 일환으로 말미암은 징계 해제랍니다.

손으로 바지에 묻은 흙을 털어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으나, 어차피 멋대로 내린 징계를 멋대로 해제한 것뿐이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년 반의 시간들을 그 누구도 보상해주지도, 책임져주지도, 사과하지도 않습니다마는 그것이 신임 총장님의 대화합이라면, 잘 알겠습니다. 지난 4차례 간 징계를 연장한 상벌위원님들이 이번엔 갑작스레 조건 없이 무기정학 해제를 한 것은 큰 용단일진대, 그것도 대화합이라면 잘 알겠습니다.

  말씀하시는 그 대화합에 학생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제발 학생들도 그 대화합을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좀 해주십시오. 이렇게 부탁할 문제가 아니지마는 정말 대화합의 차원에서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학교의 운영과 각종 의사결정구조에 학생들이 함께 해야 합니다. 등록금을 결정할 때도, 건물을 개조하거나 수리할 때도, 학과를 없애거나 인원을 줄일 때도, 총장을 선출할 때도, 강의를 신설하거나 폐강할 때도, 학생들이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합니다. 학생들은 심의권이 아닌 의결권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에게는 발언권이 아니라 투표권이 필요합니다. 자승 전 총무원장의 측근들 대신 학생들이 더 많은 총추위원 직에 앉아있어야 하고, 그보다 앞서서는 사실 총추위 같은 간선제도 없이 구성원들이 직접 투표하여 선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당신들은 또 나에게 벌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혹은 이런 내용이 담긴 피켓을 본관 앞에서 든다고 해서 내 입을 막으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겠습니다. 우리학교를 사랑하기 때문에, 못된 놈들이 우리학교를 잡아먹고 좌지우지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감시할 것입니다. 그것이 학생의 본분이자, 우리학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잡고 싶은 오해도 있습니다.

사실 졸업하기 싫은거 아니냐, 자퇴하는거 아니냐, 자존심 때문에 버티는 것이냐 등 제 생각과는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들렸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징계가 풀어지길 바랐고, 누구보다도 제 졸업을 바라는 사람입니다. 다만 지난 2년 반을 버틴 이유는, ‘선례가 되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반성문 쓰고, 학교에 대한 쓴소리를 접고, 얌전히 살면 징계는 조금 더 빨리 해제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 걸린 것입니다. 제 징계를 빨리 풀고 싶어서 학교 입맛에 맞는 행동을 한다면, 나중에 또 저처럼 징계 받는 학생들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게 싫었습니다. 그런 선례로 남고 싶지 않아서 버틴 것일 뿐, 그 외의 이유는 없습니다.

  어쨌든, 학생의 신분으로 다시 학교로 돌아갑니다.

멀리 돌아왔습니다마는, 하여튼 간에 학교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당장 3월에 복학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습니다. 2월 중순에 갑작스레 통보를 받은지라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기 때문에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태입니다. 1학기든 2학기든 학교로는 돌아갑니다. 수업도 들어야 하고, 학점도 받아야 합니다. 스물여섯 살에 무기정학을 당한 저는 스물아홉 살이 되어서야 겨우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알게 모르게 제 징계 해제를 위해 힘써주신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공치사하기 싫어 저 몰래 여러 방편으로 뛰어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대강 알고 있어서 직접 연락을 드리기도 하였지마는,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항상 저를 생각해주시고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선후배님들, 동기들, 친구들, 도반님들, 선생님들 모두 걱정끼쳐드려 죄송하고 또 그만큼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지난 2년 반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동국대학교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그 날까지 지켜봐주십시오.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학교가 되는 그 날까지 학생들은 싸울 것입니다.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은 끊임없이 문제제기하고, 바로잡기 위해 싸우고, 승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총장 한 명 바뀐다고 해서 동국대학교 문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응원과 지지, 관심과 동참이 필요합니다. 끝까지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동국대학교 47대 부총학생회장이자 무기정학생이었던 김건중 올림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조현성 기자 ceta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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