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정책검증에 장기전 전략의 2차북미협상
비핵정책검증에 장기전 전략의 2차북미협상
  • 김종찬
  • 승인 2019.02.1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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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종찬의 안보경제 168.

정책 검증과 실천 행동의 간극을 전략화했던 레이건의 1986년 레이캬비크 미소정상 핵군축협상 전략이 하노이 2차북미회담에도 장기전을 예고했다.

회담 2주를 앞두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의 반복된 비핵화 완수 약속을 검증하겠다’고 말했고, 북한은 조평통 매체로 ‘미국의 상응 실천 행동’을 요구했다.

북한의 ‘우리민족끼리’는 15일 북한의 실천 조치에 대해 "핵시험과 탄도로케트 발사의 중지, 북부(풍계리)핵시험장 폐기, 미군 유해송환"이라며 "우리의 선제적 조치에 미국이 상응한 실천적 행동으로 화답할 차례"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폴란드에서 '반이란 정상회의'를 주도한 13일 미 CBS 인터뷰에서‘북한이 비핵화 완수하겠다고 한 약속 믿는가’ 질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에게 여러 차례 반복해서 비핵화를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신뢰하지만 검증해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답했다.

그는 다음날(14일) 폴란드 총리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목표는 가능한 가장 먼 길을 가는 것"이라며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비핵화 큰 틀을 따르는 것뿐만 아니다. 긴장과 군사적 위험을 줄여 한반도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임 정권들의 대북협상 실패 사례를 말하며, "지금은 비핵화 조치 노력을 시작할 시점이며 2차 미북정상회담이 그런 결과를 내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간의 검증을 예고한 이날 그의 발언은 ‘비핵화 조치 노력 시작’에 대해 “상황을 지켜보자”는 답변을 내놨다.
그가 말한 ‘신뢰하지만 검증한다’ 용어는 1986년 10월 미소핵군축협상에서 레이건이 쓴 전략용으로,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서 서명 직전까지 갔지만, 군비증강에 사회주의경제체제가 휘청이던 소련의 과감한 핵군축 제안에 새 군비증강 소재인 우주전인 별들의전쟁(SDI) ‘실험 권리 인정도 합의안에 포함’을 뒤늦게 꺼내 협정서명을 결렬시킨 레이건의 협상 전략에 사용됐다.

레이건은 전략연구소들의 비밀연구들을 통해 군비경쟁 지속을 통해 소련경제를 지치게 만들어 소련 인민의 불만이 터져 나오게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판단했고, 소련 내부 곤경의 정도를 계측하는 전략연구를 손에 쥐고, 그 내부전략을 대외에 ‘신뢰하지만 검증하겠다’는 협상 용어로 대치했었다.

당시 장기 협상을 예고했던 미소간 핵군축회담은 1986년 10월 니카라과 반군 지원 미국 무기에 CIA 개입이 밝혀진 항공기 추락사고로 터진 미국의 이란콘트라 스캔들로 중단됐다.

비건 대표의 전문가 그룹을 소개한 워싱턴포스트 칼럼은 12일 보수적 카네기재단과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를 지목하고, 장기협상 전략에 대해 스탠포그팀이 신뢰 구축에 10년이 필요하며 북한에 대한 당근책으로 민수용 원자력 발전과 평화적 우주 프로그램 허용 전략이 제안됐다고 밝혔다.

카네기재단 전략팀은 비핵화에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 북한 핵무기 동결하고, 핵무기를 일일이 검증할 게 아니라 신뢰할 수준에서 ‘전반적 검증’ 접근을 통한 장기 검증을 전략화했다.
카네기재단 전략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어디까지 검증 가능한지를 모르는 상태란 점을 장기협상이 ‘신뢰와 검증’의 간극을 좁힐 수단으로 접근했다.

스탠포드대 지난달 31일 연설로 대북협상 방안을 첫 공개했던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이 아직 핵 능력을 완전히 해체하고 파괴하기로 결정했다는 징후를 보인 게 별로 없다는 점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 경로를 바꿈으로써 북한의 정책을 수정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북한과 외교적으로 협상하는 게 더 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의회 대표단이 12일 미 의회를 찾은 자리에서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트럼프의 북핵 외교는 과거 북핵 해법의 원조인 클린턴 정부 시절 '페리 프로세스'를 잇는 정책이 아니냐"고 묻자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비핵화라는 말을 찾을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정동영 대표는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는 북한의 핵능력 80% 상실을 의미한다. 핵능력 80%가 불능화되면 가장 확실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견이 계속된 상태에서 펠로시 의장이 "나는 낙관하진 않지만, 기대감은 많다"며 "내가 틀리고 당신들이 맞길 바란다"라고 말했고, 이를 한겨레신문 워싱턴특파원은 “현실적 한계 속에서도 트럼프-김정은 두 사람이 좀 더 과감하게 나서기를 기대해본다. 수많은 펠로시들이 ‘내가 틀렸나’ 하게 말이다”라고 칼럼으로 썼다.

방미단을 이끈 문희상 국회의장은 14일 코리아소사이어티 연설로 “방미 외교를 통해 미 의회 지도자들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라보던 시각이 희망적으로 바뀌었다‘면서, 북한 신뢰에 대해 "(북한의) 상당한 말이 전과 다르다는 것을 저는 강조하고 있다"는 말로 근거를 제시, 앞서 폼페이오 장관이 ‘신뢰의 검증’을 북미회담 전략과 격차가 더 커져 장기전의 조건을 성숙시키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앞 인터뷰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미국 주도 ‘반(反)이란 정상회의’의 개막 당일이었고, 이날 오후 이란의 최정예 ‘혁명수비대’를 겨냥 한 자살폭탄 공격이 남부에서 발생, 배후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정의의 군대)’로 저처했지만,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이슬람혁명 40주년 기념을 겨냥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개입을 거론하며 보복을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1년간 이란의 실패 배경엔 로켓에 탑재되는 수많은 정밀 부품을 은밀히 훼손한 미 CIA의 공작이 있었다"면서 불량 부품·물질에 개입한 '발사 직전 교란(left of launch)'은 2017년 폼페이오(현 국무장관)가 CIA 국장에 취임하면서 더욱 확대됐고, 그는 미 육사에서 기계공학을 전공, 보잉·레이시온 등 방산업체 부품공급회사를 운영, 이 과정을 잘 안다고 13일 보도했다.

NYT는 "폭발하지 않은 이란제 단거리 미사일을 이라크에서 수거 해체한 결과 불량 부품이 삽입된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 방해 공작이 201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를 초래했던 미국의 사이버 교란 작전과 병행한 프로그램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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