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할수록 당당하자…내 집 지키는 일이니”
“암울할수록 당당하자…내 집 지키는 일이니”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2.22 15:46
  • 댓글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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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조 스님 홀로 단식 9일째 “적폐청산 길은...”
▲ 설조 스님이 혈혈단신 단식한 지 9일째(22일)이다.

혈혈단신인 설조 스님이 다시 단식한 지 9일째(22일)이다. 서울 안국동 정정법회 법당은 썰렁했다. 법당 내부 온도는 찬기가 느껴질 정도다. 설조 스님은 손님이 올 때만 천장에 매립된 온풍기를 틀었다. 스님은 옷을 여러 겹 껴입어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겨울 추위보다 외로움이 더 차갑게 느껴졌다.

설조 스님은 “불편한 게 없다. 밥을 해 먹을 때면 몰라도 사람이 없다고 불편하지 않다. 법당에 몸을 씻을 곳이 없는 게 좀 불편할 뿐이다.”고 했다.

스님은 20일 불교개혁행동 김영국·김희영 공동대표, 김경호 전 지지협동조합 이사장, 김형남 참여불교재가연대 공동대표를 만났다. 이들은 설조 스님의 단식을 만류하러 왔지만 입장만 확인하고 돌아갔다.

설조 스님은 “지난해 단식 천막을 철거하면서 적폐 청산 거점이 사라질 것을 염려해 정정법회를 열었다. 내 개인 처소로 마련한 게 아니다.”며 “지금 무엇을 해야 교단의 적폐를 끊을 수 있을까. 내가 거름이 되는 수밖에 없다. 설정 퇴출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안 된다고 한 청와대의 안 좋은 버릇을 고치고 전 원장과의 관계를 절단 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나 혼자 하는 것이다. 청와대를 비판하는 일이니 당해도 내가 혼자 당할 것이다.”며 “전 원장은 이명박을 등에 지고 종단을 좌지우지했고, 박근혜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민주정부인 문재인 정부에서도 그 관계가 이어져야 하느냐. 전 원장을 문재인 정부가 보호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나는 이 교단에서 시골반장이라도 할 생각이 없다. 다른 분들에게 걱정 끼치지 않게 거름이 될 것이다. 자기희생이 없으면 적폐 청산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정 퇴진은 가능하나 그 이상은 안 된다는 오만함에 효과가 있건 없건, 수에 관계 없이 (적폐 청산의) 불씨가 되기 위해 하는 것이다.”며 “나도 따뜻하고 편안한 게 좋다. 하지만 교단에서 늙은 사람이 너무 많은 빚을 졌다. 나라도 지적하고 가야 한다. 묵인하고 편안하게 살자는 것은 옳지 않은 짓이다. 천막 보다 환경이 좋다. 물도 잔뜩 사다 놓았다. 썰렁하지만 옷을 많이 껴입으면 된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교단의 적폐가 몇몇 도둑에 의한 게 아니라 전체의 문제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개탄했다.

스님은 “기가 막힌 상황이다. 적폐 도둑 몇 명의 문제가 아니다. 교단 전체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한 예로 조계사 불 사리탑이 궁벽한 곳에 옮겨졌다. 불상보다 소중히 하는 사리탑을 이렇게 옮겨도 누구 한 명 문제 삼는 이가 없다.”며 “부처님을 외면하고 묵인하고 방관하는 자들이 우리 교단의 적폐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불교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교단을 이익을 챙기는 숙주로 생각하는 무리의 만행이다. 교단의 적폐를 청산하지 않으면 이런 폐습도 시정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거름이 되려는 것이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전 총무원장을 거듭 비판했다. 스님은 “전 원장의 만행이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 된다. 송담 스님의 말씀을 저가 어기고 돈 선거로 성월을 주지로 만들어 스님을 떠나게 만들었으면, 용주사 대중 모두가 나서 참회하고 모셔 와야 할 일인데, 스님의 처소를 고쳐 스스로 회주가 되어 저의 방으로 쓴다는 것은 ‘무도’가 극에 달한 것이다.”고 했다.

스님은 “(지난 41일 단식) 그때 접은 게 잘못이었다. 열기를 일으킬, 불씨라도 남기려 시작했다.”면서 “내가 더 살 일이 없다. 나는 덕과 지혜가 없어 스님들을 조직적으로 끌어낼 수 없다. 과거에는 교단에 일이 생기면 우리 문중이 먼저 나섰다. 지금은 우리 문중이 전 원장을 보호한다. 비구니가, 수좌들이 침묵한다. 내가 할 일은 이 참혹한 현실을 중단시키고 한국불교가 설 자리를 안전히 잃기 전에 각성시키는 것이다. 다른 일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한 명이라도 뿌리 뽑아야 한다. 또 다른 악이 등장하더라도 전 원장이라도 이 교단에서 내보내야 한다. 문정부도 그와 관계를 중단해야 한다. 사찰방재도 미비하게 종결 처리했다.”고 했다.

불교개혁행동 집행부의 거듭된 단식 만류에 설조 스님은 “여러분은 여러분들이 하실 일을 하시면 된다. 들어보니 지역 단위의 조직을 만들어 역량을 확장한다고 하는데, 잘 하시는 일이다. 제가 가고 나면 그 후의 일은 여러분들이 하셔야 할 일이다.”고 했다.

또 “일부에서 이번 단식이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들 한다. 나는 효과를 따져서 단식하는 게 아니다. 집안이 망해 가는 데 일조한 나는 죄 값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교회는 목사 안수를 받지 않은 게 문제가 돼 대법원 판결까지 받았다. 비구계를 받지 않으면 금생에는 승려가 될 수 없다. 사미가 비구행세를 해도 승려가 아니다. 그런데 나는 적주를 두 번이나 총무원장으로 만들었고, 그 뒤에도 계속 적주가 총무원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내가 진 죄 값을 내가 받아야 한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명분은 여러분들이 잘 살펴서 할 일이다. 교단을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전 원장이나 도법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종단을 농락해도 누구도 나서지 않을 것이다.”며 “내가 간 뒤에 하실 일 하시면 된다. 나는 거름이 되겠다. 영양가 없는 거름이라도 거름은 거름이라고 생각하고 옳은 것을 하겠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불교개혁행동 측이 돌아간 뒤 단식일기 ‘입춘소엽(立春少葉)’에 “나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변화가 오지 않으면 교단 적폐청산은 몹시 어렵다고 하였다. 전 원장은 이명박 5년과 박근혜 4년과 문재인정부에도 보호 받으며 종단을 실질적으로 관장하고 있는데, 문재인 이후를 어찌 장담하느냐고, 지금 어떤 일이 있도록 하는데 내가 거름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나의 결단을 쉽게 편의대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하겠다.”라고 적었다.

하루 전인 19일(단식 6일째)에는 “부끄러워 할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히 해야 할 것을 오히려 죄 짓는 듯이 생각하는 것을 지나 오히려 적폐 무리들에게 외부세력에게 예뻐 보이려는 듯이 허우적대는 이들이 있다니 어이없다. 그러니 적폐들이 이리도 날뛰고 이들을 뒤봐주는 5년간 큰 기와집에 사는 자들이 겁 없이 입을 벌리는 것이 아닌가. 승속 간에 사욕이 없다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암울할수록 당당하자. 내 집을 지키는 일이고 금생 뿐 아니라 내생에도 내 일이니까.”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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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도,,,,,,, 2019-04-08 08:09:02
댓글달기에는 웃기는 내용이요
호도하는 기사꼴도 우습다.
지금도 단식중이신가요?
설조스님은 정말로 대단한 선신입니다.

월태외 설조는 동일인물 2019-04-02 04:23:30
남은생은 깊은산중으로 들어가 더이상 세상밖에
나오지 마시오 움막속에서 처절한 참회로 생을 마감하시오

궁금~ 2019-03-28 19:19:06
2.22일 현재 단식 9일째면?
3.28일 현재도 단식 중?

0328 아 2019-03-28 19:17:02
특이하게 남의 일에 집착?
조용히 알만한 스님께 여쭤보시게~
설조승려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줄지도 모르지~
누구누구 할 것 없이 그래도 승려신분인데, 누워서 침뱉기
식이라 그냥 말 안하는 거 알게 될 걸세~

0328 2019-03-28 17:10:58
특이하게 남의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본인일엔 어리숙함...

아마도 기독교인이 찌라시를 읽고
설조큰스님을 방해하는 댓글을 남긴듯합니다.
불자여러분 찌라시에 속지 맙시다.
성불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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