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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사찰 재정 구조 혁신에 관한 시론

기사승인 2019.04.15  14: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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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회 정평포럼, 사찰재정의 개혁방안을 탐색하다

사찰 재정 구조 혁신에 관한 시론

이희선(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Ⅰ. 서언

A) 제 196회 정기 중앙종회에서 주지 미임명 사찰 현황에 대한 질의에 대해 총무부는 ‘주지 미품신 사찰이 공찰 56곳, 사설 474곳, 포교소 50곳 등 모두 580곳에 달한다’ 고 답변하였다. 이는 종단 소속 3,700여 사찰 가운데 약 16%에 해당한다. (불교신문 2013. 11. 13)

B) 2016년 12월 종교인구수에 대한 통계청 발표가 있었다. 2015년을 기준으로 10년 전인 2005년에 비해 종교인 수는 10% 줄어 43.9%이며 불교인구수가 296만(7.3%) 감소한 761만 명으로 조사되었다는 것이었다. 개신교만 123만 명(1.5%) 증가했고 가톨릭 112만 명(2.9%), 원불교 4만 5766명(35%)이 감소했다고 한다. 이 통계에서 주목할 것은 한국사회에 탈종교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C) 몇 년 전부터 '지역 소멸'이란 말이 회자되었다. 2013년에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30년 안에 전국 228개 시군구 중 75개(32.9%) 농촌 시군이 소멸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었는데 작년에는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나온 인포그래픽에는 228개 시군 중 89(39%)개가 소멸할 수 있다고 한다. 기준은 해당지역 20~39세 여성 인구수가 그 지역 65세 이상 인구수의 절반이 안되는 지역이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필자가 왜 위에서 숫자들을 나열했는지 의도를 아실 것이다. 조계종 말사나 사설암자, 포교당에 주지를 임명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580곳이라는 기사를 접할 때 아마 왜? 라는 의문 이전에 마치 전국에 빈 집이 100만 채라는 기사를 접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종교 인구 특히 불교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통계와 사찰이 주로 소재하고 있는 농촌 시군이 30년 안에 10개 중 4개가 소멸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측이 겹쳐지면 앞으로 더 많은 사찰이 빈 사찰로 버려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엄습하지 않을까 싶다.

저출산, 탈종교, 탈농촌 경향 속에서 조계종단과 사찰은 어떻게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까? 제도, 포교, 교육, 문화, 복지 등등 다면적인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이번에는 포럼의 주제인 재정과 관련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사원의 재정에 관해서는 적어도 1994년 조계종 개혁종단 이후에 여러 차례 연구 보고서, 세미나가 있었고 많은 대안들이 발표되었다. 다만, 그 방안들이 시도되지 않았거나 지속되지 않았다.

좁게 말하면 사찰 재정, 넓게 말하면 사원경제나 사원경영에 대한 불교의 연구는 그리 오래되지도 연구자나 연구성과가 많지도 않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대학에서 불교를 전공할 때 아마 4학년이 되어서 이재창 교수님의 사원경제 수업을 들은 것 같다. 이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사찰에 가서 재정에 관한 자료를 구해오는 과제를 내주셨는데 필자는 그 수업을 마치지 못하고 제적된 것으로 얼핏 기억한다.

이제는 고전이 된 이 교수님의 『한국불교 사원경제연구』를 보면 ‘초기교단에는 사방승물만 있었고 재물이나 재정에 대한 소유 관념조차 없었다고 한다. 금은부정(金銀不淨)이라 하여 금전에 손을 대는 것을 금계로 하였다. 이후 불멸 후 100년 경에 북인도 상업도시 베살리 수행자들이 금은정(金銀淨)을 주장하였고 이들이 후일 대중부를 이룩하고 대승불교를 일으켰다. 대승불교에서는 엄격하고 간소한 생활 태도는 지켰지만 회폐의 유통과 곡물과 약초 등의 잉여물에 이윤을 붙여 파는 상행위가 허용되고 불탑에 보시된 물품이나 재화를 팔거나 대부하여 이윤을 얻는 행위 즉 무진물(無盡物)의 제도가 교단에서 공인되어 승가가 인도사회의 주요한 금융기관 역학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사에서 ‘고려시대의 보(寶)로 나타나는데 보는 일종의 재단(財團)으로 곡식, 화폐, 토지 등을 대여하여 이윤을 추구하였다. 수선사 같은 경우 10,100석의 곡물로 이식행위를 하였고, 운암사는 15,293필의 포(布)로 고리대에 사용하였다고 한다.’

잠시 사원경제의 근원에 대해 살펴보았다. 필자는 사원 재정의 혁신에 대한 과제를 다섯 가지 측면으로 탐구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투명성 측면이다. 종교의 기본 재원은 신도의 시물(施物)로서 소중히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되어야 하며 허투루 쓰여서는 안 된다. 또한 종교 재산은 공유재로서 개인의 축재의 수단이 되거나 도박, 유흥, 뇌물 등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모든 종교의 상식이다. 따라서 종교 재정의 첫 번째 요건은 재정이 구성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려면 재정 관리가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민주적이란 재정의 수입과 지출이 민주적으로 합의 의결되는 제도와 감사 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합리성·효율성의 측면이다. ‘사원의 재정 즉 세입과 세출 등의 구조가 사원의 경영을 지속적이고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가?’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재정 확대 관점의 접근이다. 재정 구조의 합리화와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재정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할 것이다. 네 번째는 복지의 문제로 재정을 보는 것이다. 사원 재정은 첫째 목적이 수행자의 의·식·주를 보장해 주어 수행과 교화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승려의 기초 생활 보장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다섯 번째는 사원 재정을 공공성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불자의 이상은 상구보리 하화중생하는 대승보살의 원으로 사는 것이다. 사원의 재정이 단지 수행자만을 위한 것으로 머물지 않고 사회복지 또는 사회참여로 확대되어 재정이 사회적 공공성을 갖게 되었을 때 시주(施主)의 참여가 확대될 것이다. 다만, 여기서 사회 기여 부분은 재정 구조의 합리화와 함께 다루겠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미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가 있었다. 그 중에는 시도된 것도 있을 것이지만 대개 시도하지 않은 것들이다. 여기서 선행 연구들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여 소개하고 필자의 소견을 덧붙일 것이다. 문제는 연구도 연구지만 실천이 중요하고 사람이 더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책임을 맡아 추진하는 가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Ⅱ. 재정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자본주의 경제의 3주체를 정부, 기업, 가계라고 한다. 현대 자본주의 즉 독점자본주의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주체는 기업이다. 초국가적 대기업의 행태가 지구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그런데 2000년 UN 글로벌 컴팩트 출범과 2003년 다보스 포럼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시민정신에 대한 논의 이후로 기업의 사회적 공헌과 법적·윤리적 태도가 매우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기업 회계의 투명성으로 대표되는 기업의 윤리적 경영이다. 기업의 회계 부정과 탈세는 기업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훼손하며 적절한 사회적 공헌을 쌓지 않으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고 기업 가치가 절하된다.

그런데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 대한 지구촌적 요구가 이러한데 수행과 교화를 통해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종교계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아직 크게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작금 ‘이게 나라냐!’라는 광장의 분노가 정권교체를 통해 과거 권위적이고 부패한 정권 하에서 집적된 폐단들을 청산하라는 요구로 분출되었듯이 양심적인 종교인들은 부패한 교단에 대해 ‘이게 종교냐!’라고 외치며 종교의 자성과 실천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회적 의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종교계의 적폐는 부정한 축재, 간음, 정교유착 등이다. 그 중 핵심은 부정한 축재에 있으니 재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계의 투명한 재정 공개는 교단의 성립과 함께 한 강령적 원칙이다. 종교란 영적 구원과 해탈을 지향하는 것으로 교단에 시주된 재화는 공동체의 소유이지 개인의 소유가 아니었다. 불교 역시 사방승물四方僧物이라 하여 승가의 모든 자산을 공유했고 심지어 스님들의 생활필수품인 현전승물現前僧物을 개인의 필요 이상으로 갖고 있을 때는 사타(捨墮)라고 하여 4인 이상의 수행자 모임에서 참회하고 물품을 내놓아야 했다.

종교 투명성에 대해 가톡릭과 개신교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고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재정 투명성에 대해 개진하고자 한다.

1. 가톨릭 교회의 재정 투명성 담론

“종교 재정의 문제는 구조성과 체제성의 문제이다. …… 종교부패와 투명성의 문제를 사회의제(social agenda)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종교단제, 국가-사회, 또는 종교단체-‘우리’ 의 관계에 대한 재성찰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2003년 3월 근현대 가톨릭 연구단이 종교 관련 전문가(법학·행정학 교수, 관료) 29명을 대상으로 가톨릭 교회와 국가 간의 관계에서 무엇이 얼마나 중요한가와 정부가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어느 부분에 집중해야 할 것인지를 조사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첫 번째로 거론된 것이 재정 투명성 요구였다. 교회의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회계법인 등 외부감사제도를 도입해서 감시체제를 확립할 것과 연말정산에서 허위 헌금 영수증을 발행하는 것과 같은 탈세 조장 또는 돈 세탁의 창구로 이용되는 것과 같은 범죄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자금운용이 최소한 관, 항, 목 별로 공개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종교의 부패문제는 개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종교부패에 우호적인 사회문화 즉 정치, 사회, 종교문화체제 안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종교부패가 이미 국가나 사회처럼 종교단체 내에서 안정된 균형상태 즉 조직화된 부패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종교 재정은 부패의 여부를 떠나 공개되어야 한다. 종교 내부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지 않으면 신도 나아가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톨릭의 재정 투명성에 대한 담론에 대해 박영대의 글을 하나 더 소개하겠다.

‘가톨릭 교회의 재정 운영 주체는 각 교구와 수도회, 기관 및 단체들은 법적으로 문화관광부 산하 재단법인으로 등록되어 있고 이 법인들은 민법 제3장 법인(제31~97조)에 의해 규제를 받는다. 가톨릭의 제반 운영은 교황청의 교회법전과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에 따르는데 각 교구와 교구 산하 본당 사목구마다 재정 운용을 담당하는 재무평의회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구 재무평의회 위원에 대한 임명권은 교구장인 주교에게 있으며,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는 사제뿐만 아니라 평신도도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고 있다.(실제로는 사제로만 이뤄져 있다.) 본당 사목구에도 재무평의회를 두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은 본당 사목회의 산하에 재정분과를 두어 그 역할을 대신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임명권은 본당 사제에게 있고 본당 운영에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는 천주교의 현실 상 대부분의 재정 집행은 본당 사제가 한다. 다만, 각 교구마다 자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재정을 운영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에도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천주교에 투명하지 못한 재정 운용과 관련하여 불미스런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인천교구 부평1동 천주교회 사건에서처럼 사제의 횡령과 비리 사건이 법정까지 가는 일도 있었고 꽃동네 전 회장 오웅진 신부의 횡령과 사기, 국고보조금 편취 등의 사건도 있었다. 재단법인 형식으로 유지되는 교구는 감사를 두고 있지만 실제로 감사에 의한 실질적 감사 활동은 거의 없다. 매년 초 교구 재무평의회를 거친 결산 보고서가 사제 총회에 상정되지만 재정 내용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대교구가 성직자를 대상으로 교회 운영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첫째 과제로 재정 운영의 투명화가 손꼽혔다(1+2+3 순위 63.8%). 다음으로 재정 운영의 정기적인 공개(50.3%), 정기감사 등 회계 감사의 강화(30.7%), 재산 관리 전문가를 통한 재산 가치의 극대화(12.6%)가 뒤를 이었다. 이렇게 천주교 내에서도 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강한데 이를 위해서는 본당의 경우 재정 운용에 평신도의 참여와 권한을 확대하고 감사 제도와 감사 활동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고 교구의 경우 평신도들도 참여하는 교구 사목평의회에 교구 재정을 자세히 보고하고 전문가들에게 정기 감사를 받는 것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서울 대교구에서는 본당 재정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본당 재정 규정에 (1) 본당 내에 교회법에 명한 재무평의회 설치, (2) 각종 기금과 헌금 등 본당 재정의 공개, (3) 본당 예산과 집행에 대한 정기적 감사 (4) 사무장 업무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5) 교무금, 헌금의 전산화 및 은행을 이용한 관리 시스템 구축을 포함시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2. 개신교 교회의 재성 투명성 담론

“프로테스탄트(개신교) 특유의 개 교회주의는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성장을 이루어 왔다. 지역교회의 빠른 성장을 가속시키기는 했으나, 교단 내부의 제도적 통제, 인사제도와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개 교회주의는 프로테스탄트 고유의 민주적 교회운영 형태를 잃고, 개 교회 내부의 투명성과 조직의 민주성을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 목회자에 대한 존경과 기대가 유교적 문화와 맞물려 지도자들은 개 교회에서 절대적 권위를 갖는다. 교회의 재정 및 재산의 운영은 목사의 임무에 속하지 않는 것임에도 상당수 교회의 목사는 교회 재정 운영에 절대적인 힘을 가진다. 종종 중, 대형 교회의 목사들이 헌금을 유용하는 문제로 사회법으로 선고를 받고 불투명한 재정운영으로 목회자와 교회가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을 본다. …… 교회재정을 건강하게 운영하고 있는 교회가 얼마나 될까 하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하기가 어려운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오늘날 교회가 정직성을 잃고 은폐할 것이 많은 이해하지 못할 집단으로 떨어져 사회로부터 지탄과 불신을 받고 있다. 성장지상주의, 대형화 추구는 교회를 양극화 시켰을 뿐만 아니라 일부 담임목사의 사치와 부의 축적 그리고 세습화는 한국교회 전체를 추락시키고 있다.”

방인성 목사가 진단하는 교회 재정 투명성에 관한 문제 제기이다. 방 목사는 위 글에서 먼저 헌금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다. ‘헌금은 강요할 것이 아니며, 돈의 규모가 아니라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내는 것이 중요하고 그 헌금은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과 직결되어 있다고 한다. 또 예수님은 가난한 과부의 두 랩돈이 부자들이 주는 거액의 헌금보다 더 맣은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막 12:41-44)는 것에 근거해 현재 헌금이 헌금을 통해 물질적 축복을 비는 기복적 신앙으로 왜곡되고 있으며 이 왜곡된 신앙이 교인들의 각종 투기와 불노소득을 정당화하게 한다고 비판한다. 현재 한국 교회는 헌금의 질보다 양을 강조하고 헌금의 출처에 대하여도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교회직분이 매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돈으로 총회장이 되거나, 장로가 되거나 하는데 이러한 성직매매는 교회 타락의 극치라고 비판한다. 마지막으로 교회건축과 각종 사업을 위한 헌금 요구와 무리한 차입경영을 들고 있다. ‘현재 개교회가 교인의 신앙성숙과 섬김 등 교회의 본질적 사명은 뒤로 하고 기도원, 교회 묘지, 학교, 복지원, 출판업, 일간 신문사 까지 다양한 사업을 하는데 이는 놀랍고 기이한 현상이다. 그런데 대개 이러한 사업은 교인의 민주적 참여 없이 담임 목사와 몇몇 지도자들이 독단적 결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투명하게 집행되기 어렵고 과도한 차입을 갚기 위해 목회의 방향이 빨리 부채를 갚기 위한 것으로 왜곡된다.’

교회 재정 운영의 문제점들을 좀 더 구조적으로 접근해 보면 첫째, 대부분의 교회들이 예산 집행부서와 감독부서가 구분되어 있지 않고 재정운영의 세칙도 없다. 특히 대형교회의 제직회의와 재정회의는 형식적이며 지출내역이 매우 미흡하다. 둘째, 담임목사의 사례비 항목이 투명하지 않다. 셋째, 교회지출 항목 간 비율이 교회의 목적에서 벗어나고 있다. 넷째, 교회재산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재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 목사의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회의 정관 속에 교회회계제도를 위한 항목을 두어야 한다. 예산은 부문별로 균형을 갖추어야 하고 지출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공동의회 의장의 동의를 얻어 재정부장이 지출하도록 한다.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교회 홈페이지에 내용을 공개한다. 둘째, 목회 사례비에 대한 원칙을 정립한다. 사회 통념 상 인정되는 객관적 생활비 산정과 목회자에 지급되는 모든 항목이 장부에 기록되어야 한다. 목회자 사례비에 대한 투명성은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가져오게 되고 성도들의 헌금 사용을 함께 고민하여 교회운영권을 교인들이 실제적으로 갖고 운영하는 계기가 된다. 셋째, 교회 세금 내기다. 목회자도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 목회자의 사례비는 노동행위에 대한 급여의 성격이 분명하므로 인건비이다. 또 교회의 부동산에 대해서서도 가격이 상승한 부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넷째, 투명성에 대한 의식개혁이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목적만 좋으면 방법은 틀려도 좋다는 잘못된 생각이 만연해 있다.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 성경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 이번에는 불교계의 담론을 소개한다.

3. 불교 사찰의 재정 투명성 담론

“종단을 몰락시키고 스님을 타락시킨 첫째 주범은 돈이다. 중앙의 경우 총무원장 1인, 각 사찰의 경우 주지에 의해 삼보정재가 독점적으로 운영되었다. 이를 견제할 감시기구 및 체제는 작동되지 않는다. 이에 지도층 승려들의 전횡, 공금 유용, 축적된 재정을 통한 도박과 음행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사찰 재정은 철저히 산중공의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나 일제는 1911년 6월에 사찰령을 공포하여 주지가 모든 재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특권을 부여했다. 이후 31본산에 소속된 대부분의 사찰이 주지의 전횡으로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잿밥의 맛을 본 주지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금을 유용하여 로비자금을 사용했으며, 이를 보전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유용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주지의 전횡을 보장한 사찰령은 해방 후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에 의해 존치되었고 1962년 5.16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에 의해 이름만 바꾼 불교재산관리법이 1987년 폐지될 때까지 존속되었다. 불재법을 대체해 제정된 전통사찰보존법에도 사찰 재산을 관리하는 주지의 권한은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종단의 대표자와 본사 주지의 막강한 인사권과 재정 운영권을 놓고 1962년 조계종단의 창종 이후 끊이지 않는 분규가 있었고,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분규의 주요 원인을 불식하고자 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1994년 개혁 종단의 출범 이후 ‘사찰재정의 공개운영’을 종헌에 명시하고 총무원 감사국 설치와 주지와 신도가 참여하는 사찰운영위원회를 제도화 하였다. 중앙종회에도 감사권을 부여해 사찰 재정현황에 대한 정기적인 감사를 진행했다. 2010년에는 <사찰운영위원회법>이 개정되고 <사찰운영위원회법 시행령>이 제정됐다. 2012년 6월에는 불교시민단체의 개혁요구와 자성과 쇄신 본부의 내부 노력 등이 어우러져 불전수입이 많아 갈등의 빌미가 된 직역사찰과 특별 분담금 사찰에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고 주요 문화재 관람료 사찰에 대해 전자발권 시스템을 도입하고, 회계 전문가의 감사를 받게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인적 혁신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찰운영회의가 형식적 기구로 전락하고 감사 또한 의례적인 행사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개혁의 실패로 사찰 재정의 독점과 유용은 계속되고 있고 사찰 재정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김경호의 글을 하나 더 인용하겠다.

‘재정우량 사찰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한불교조계종에는 승려 수 13,000여 명, 관리 사찰 3,000여 개가 소속되어 있다. 이 중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불국사 석굴암과 같은 사찰 64개, 유지 관리를 위해 정부에서 국고보조금을 수령할 자격이 되는 전통사찰 775개가 포함된다. 전통사찰은 조선시대 500년의 억불정책을 거치며 대부분 산중사찰로 남아 있다.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사찰을 포함해서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사찰은 사실 150~200여 개에 불과하다.

불교경제는 현재까지 사찰단위로 독립채산제이다. 수입의 일부를 분담금으로 본사와 총무원에 납부하지만 그 외는 전적으로 사찰 주지가 대표권자가 되어 운영한다. 부유하고 가난함이 철저하게 나눠진다. 따라서 부자 사찰의 임기 4년의 주지 임명을 받느냐 못 받느냐 하는 일이 승려의 경제상황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런 환경에서 요령 좋은 자들이 공적 사찰 가운데 수입이 좋은 사찰을 사유화하여 수입을 빼돌려 축적하고, 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종단 내 ‘정치’에 힘을 쏟았다. 이런 자들을 ‘정치 권승’이라고 부른다. 과거 시대라면 대중공사를 벌여 쫓아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저들이 법과 제도를 틀어쥐고 있으니 그조차 어려운 일이 되었다. 결국 불교의 여러 문제를 환원하면 ‘돈’의 문제로 귀결된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 불교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찬성하는 까닭은, 불투명한 돈의 흐름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불교 재정의 투명성 부재는 내부 감시의 부재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부 감시를 무력화한 종단정치와 정교유착이 필연적으로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 대형 사찰과 권승들의 사찰에 대한 감사 등은 늘 정치논리에 굴복하여왔다. 극단적으로는 분담금조차 미납하고 버티다가 탕감해버린 불국사 석굴암 같은 사례도 있다. 또 부도덕한 종교와 정통성 없는 정치권력은 상호 지지와 협조를 대가로 국고보조금과 사법보호를 거래했다. 이 상황을 즐긴 정치권력에도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국고보조금을 많이 받아내는 승려를 ‘유능하다’고 보고, 종단 내 승려를 사회법으로부터 지켜낼수록 훌륭한 지도자로 칭송되는 는 내부 시선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또 거대 사찰을 만들어야 원력 크신 큰스님이 되고, 신도 많이 동원해야 큰스님인 현실, 날로 비대해지는 불교 내부의 물신주의, 거대주의를 반성하지 않는다면 투명성은 요원한 일이다. 다른 한편으로 승가의 허물에 눈 감고 승려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신도들의 굴종적 신앙이 퇴출되어야 한다.

전통사찰이 사유화되고 전리품이 되어 거래되기까지 하는 현실은 비극이다. 경쟁이 치열한 곳은 가격이 매겨져 있다는 소문과, 임기를 연장하려면 공인 가격을 임명권자에게 상납해야 한다는 말은 수치스럽다. 또 종단 내 정치권력의 향배에 따라 우선순위가 뒤바뀌는 국고보조금 배정의 불투명성 등 재정 투명성과 관련하여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재정이 병드는 동안 부패자금은 은처, 도박 등 파계 및 종단정치와 폭력의 자금이 되고 공동체는 해체되고 신도는 이탈하고 있다. 그러므로 불교 재정투명성운동은 한시도 미룰 수 없다.’

4. 사찰 재정의 투명성 확보 방안

불교 재정 구조를 혁신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천주교, 개신교, 불교 한국을 대표하는 종교 모두에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다. 앞서 보았듯이 이러한 요구는 종교 내부 뿐만 아니라 종교 관련 전문가들이 교회와 국가 간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며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재정 투명성을 든 것에서도 알 수 있었다. 재정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은 첫째, 회계전문가의 외부 감사 등 감사 제도의 확립, 둘째, 기업회계에 준하는 회계 규칙 즉, 회계 내용의 세분 관리(관, 항, 목), 재정 집행 과정이 민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회의 기구가 제도화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천주교는 교구에 재무평의회를 설치하고 본당 사목회의 산하에 재정분과를 두고 있으며 교구에서 제정한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재정을 운영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재정이 민주적으로 집행되고 있지만, 평신도의 참여를 보장한 교구 재무평의회에 평신도 참여가 허용되지 않고 있거나 본당 살림에도 평신도 참여가 적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결국 교구장이나 본당 신부의 독점적 권한이 자칫 전횡으로 흐를 수 있어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근본적으로 재정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삼권을 독점하는 교구장의 권한 때문에 천주교는 대외적으로는 사회적 참여가 활발하지만, 내부적인 부조리에 대해서는 함부로 나서지 못하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앞서 개신교의 담론을 살펴본 바와 같이 종교 재정의 부패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큰 곳은 개신교라고 할 수 있다. 개신교는 기본적으로 개교회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 중앙 기관이 개교회에 간섭할 수 없다. 이런 개교회 주의가 교회를 성장시키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지만, 이제 교회 내부에서도 교회 간의 빈부 격차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원래 개신교 교회는 재정을 신도가 맡아서 하고 목사가 재정에 관여해서는 안 되는데 중대형 교회의 상당수 목사가 교회 재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며 교회 재정을 유용하고 빼돌리고 있다. 심지어 최근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는 목사의 세습이 일어나는 정도로 타락하고 있다. 뿐더러 총회장 선거는 돈선거가 되고 장로직을 파는 성직 매매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삼교의 현실을 비교하면, 삼권을 갖고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천주교의 교구장이나 전횡적 권한을 행사는 대형교회 목사와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일제 강점기 사찰령 이래로 산중공의제를 없애고 전횡을 일삼아 온 본사 주지와 총무원장의 권한을 다시 본래의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공의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재정 투명성의 우선적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직선제와 같은 민주적 선거 제도와 돈을 쓰지 못하게 하는 선거공영제가 필요하다.

개신교 교회의 타락을 보면 조계종의 현실과 오버랩된다. 조계종의 경우 제도적으로는 천주교와 비슷하게 사찰운영회를 두게 하였지만, 실제로 거의 운영되고 있지 않고, 부패상은 교회와 비슷하다. 대형 교회에 비하면 규모가 작아 부패의 규모가 작을 뿐이다. 우리는 앞의 여러 담론에서 불교가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할 몇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첫째, 실질적인 감사제도의 확립, 둘째, 회계 내역의 세분화, 셋째, 교구본사와 말사에 적어도 스님과 평신도가 1:1로 참여하는 사찰운영위원회의 실행, 매월 세분화된 수입 지출 내역 홈피에 공개, 넷째, 스님 수입에 대한 성실한 세무 신고, 다섯째, 사찰 재산 공개 등이다.

다음으로 불교 재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국고보조금에 대한 감사다. 2017년 약 830억 원이 불교 지원 국고보조금으로 사용되었는데 아래 <표1>에서 보듯이 주로 문화재를 관리하고 보수하는 비용이 주이고 템플스테이 비용과 문화관련 행사비 등이 지원되고 있다. 작년에 지난 9년 간 2,000억(국비+시·도비)이 지원된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비용 중 자부담 비용이 업체에 의해 대납되고 주지에게 뒷돈을 준 것이 밝혀져 검찰 수사가 있었다. 지난 1월 검찰은 업자 두 사람을 불구속 기소하고 연루된 28곳 사찰 중 세 곳만 약식 기소했다. 한 스님은 국고보조금 비리에 대해 100명을 조사하면 120명이 걸린다고 할 만큼 부패가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관리 감독을 해야 할 정부 부처 담당자는 ‘스님들이 어려운 살림에 보태려고 하는 것을 처벌할 수 있느냐’고 한다. 그 부패한 돈이 절 살림에 보태질지 주지 스님이나 소임 스님들의 주머니로 들어갈 지는 조사해보면 알 일이다. 국민 혈세인 국고보조금이 업자의 원가 부풀리기에 의한 부당 이익과 스님들에 대한 뇌물로 쓰인다는 것은 묵인하고 방치할 일이 아니다. 따라서 감사원이든 정부부처든 반드시 용처와 비용 근거에 대해 감사해야 할 것이다.

<표1> 2018 문화체육관광부 불교 지원 예산

   
▲ <표1> 2018 문화체육관광부 불교 지원 예산

마지막으로 이러한 국고 보조금이 조계종단에서 일괄 지급받아 타 종단이나 기관에 배분된다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일은 이명박 대통령, 자승 총무원장 시절, 문화체육관광부가 조계종에 국고보조금 배분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전에는 각 사찰이 문화재 보수비를 기초지자체에 신청하면 광역지자체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혹은 문화재청에 전달되어 국고보조가 결정되면 역으로 절차를 거쳐 사찰에 지급되었다. 얼핏, 국고 보조금의 효율적 처리를 위해 문화재를 잘 아는 조계종에 권한을 위임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배분 권한을 틀어쥔 총무원장이 자신의 권력 강화를 위해 지급 대상 사찰을 줄 세우기 하는데 이용되어 왔으며, 심지어 뒷돈을 챙길 여지도 있다. 또 타종단의 경우 보조금 지급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조계종에 국고 보조금의 배분을 위임하는 일은 중지되어야 하고 그 이후의 방안에 대해서는 이전대로 하거나 공신력 있는 대체 기구를 만들거나 해야 한다.

Ⅲ. 불교 재정은 합리적·효율적으로 운영되는가?

1. 가톨릭 교회의 재정 구조

1) 가톨릭 교회의 조직 체계

가톨릭 조직은 교구를 기본 단위로 하여 하부조직인 본당이 있고 신부가 상주하지 않고 규모가 작은 공소(公所)가 있다. 교황도 로마교구의 주교이며 전세계 주교들의 회의체인 공의회가 가톨릭의 최고의결기구이다. 따라서 교구는 하나의 독립왕국이며, 그 책임자인 주교는 독립왕국의 절대적인 통치자이다. 한국에는 16개의 교구가 있고, 이 교구의 교구장인 주교들이 모여 회의하는 것을 한국천주교주교회의라 하고 한국 내에서 일어나는 천주교 관련사항에 대한 최고의결기구라 할 수 있다. 교구별로 교구 시노드를 두는데 교구 안의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등 교구 구성원들의 대표자 회의로서 일종의 자문 성격이지만 시노드의 결정은 거의 수용된다. 가톨릭의 운영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의 헌장과 교령을 수렴하여 1983년 개정된 교회법전(7권 1752조)을 근거로 제정된 1995년부터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에 따라 운영된다. 단, 주교가 삼권을 모두 갖고 있으므로 주교가 따로 제정한 법규가 있다면 그에 따라 운영된다. 교회법전 중 재정에 관한 부분은 제5권 교회의 재산(제1254조-제1310조)에 규정되어 있다.

2) 재정 관리 체계

① 가톨릭은 각 교구에서 매년 예산편성지침서를 각 본당으로 내려 보내 지침서에 따라 예산을 편성케 한다. 지침이 구체적이고 기본적으로 담아야 될 내용들이 상세히 적시되어 있다. 각 교구별 사제생활비, 수녀생활비, 성무활동비, 교육비, 자선복지비, 사회평화기금, 사제공제회비 등 그 비율 또는 액수를 적시하여 지키도록 하고 있다.

② 가톨릭은 매년 본당에서 교구에 납입하는 교납금이 각 교구별로 기준표가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고 이에 따라 각 본당에서 납입해야 될 배정액이 일원단위 까지 적시되어 있다.

③ 가톨릭은 각 교구별로 전체 예산에서 교회의 사명과 목적에 맞게 사용될 고유 목적사업에 어느 정도 사용할 것인지 자체 배정비율을 정하여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는 가톨릭교회의 재정지출의 한 특징이라 할 수 있으며, 예산의 편성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사례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인천 교구는 교구 시노드에서는 전체예산의 15%까지 고유목적사업비용으로 사용할 것을 결의하였지만, 여러 상황과 조건을 고려하여 실제는 10%(자선복지비 7%, 사회평화기금 3%)선까지 가톨릭교회의 고유목적사업비용으로 책정하고 이를 맞추어서 편성하려고 노력한다.

④ 가톨릭 각 본당의 예산편성과정을 살펴보면 본당 각 위원회에서 편성된 예산을 받아서 본당의 재정관리위원회에서 본당예산을 편성하고 이를 다시 본당 사목평의회 상임위원회 심의를 거쳐 본당주임신부가 재가하고 이를 다시 교구 재무평의회에서 검토하여 교구장의 승인을 거쳐 확정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가톨릭의 예산과 관련한 조직 체계는 본당 재정관리위원회 → 본당 사목평의회 상임위원회 → 본당 주임신부 → 교구 재무평의회 → 교구장으로 이뤄지고 있다.

표2 교납금 비율(2006년도 기준)

   
▲ 교납금 비율(2006년도 기준)

3) 가톨릭 교회의 수입·지출 구조

① 교무금(敎務金)

교무금은 신자들이 성서의 전통인 십일조 정신에 따라 내는 돈을 말한다.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기 수입이나 생산물의 십분의 일을 사제에게 바쳤는데, 십일조로 바쳐진 돈은 자신의 생계를 위한 생산 활동을 하지 않고 종교적 일에만 종사하는 사제 계층과 가난한 이들을 위해 쓰였다. 이러한 전통에 따른다면 신자들이 자기 수입 가운데 십분의 일 이상을 내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로 대부분 한국 가톨릭 신자들은 이보다 적은 비율로 교무금을 내고 있고, 교무금의 액수 역시 신자들이 스스로 결정한다. 가톨릭 신자들은 십일조 헌금 봉헌에 대한 의식과 실천이 개신교 신자들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교무금은 개인이 아니라 가정을 단위로 책정되며 교무금은 소속 본당을 통해 정기적으로 징수되어 교구로 전달된다. 교회는 교무금을 교회 유지와 교회 사업에 사용한다.

② 헌금(獻金)

주일 미사 중에 봉헌하는 금전이다. 헌금의 목적은 성직자와 가난한 이들 돕기 위한 것이다. 4세기경부터 미사에 쓰이는 빵과 포도주 및 기타에 필요한 것을 신자들이 미사 중에 봉헌했다. 이때 헌금도 함께 봉헌되어 전례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 11세기경 빵과 포도주의 봉헌 대신 헌금만을 봉헌하게 되어 오늘날까지 이른다. 헌금의 의미는 하느님께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헌금자의 자기희생의 상징으로 하느님께 바치는 봉헌이다. 기타 헌금은 각종 교회 기념일에 신자들이 내는 특별 헌금 등이 포함된다. 그밖에 교회는 특정 목적을 위해서 모금을 하기도 한다. 성전을 새로 신축하거나 개축할 때 공사 비용을 모금하는 경우나 북한 동포 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③ 분담금(分擔金)

분담금은 “교구장은 재무평의회와 사제평의회의 의견을 듣고 교구 필요를 위하여 자기관할에 속하는 공법인들에게 그들의 수입에 비례하여 알맞은 분담금을 부과할 권리가 있다. 분담금은 통상적인 분담금과 이례적인 분담금으로 구분된다. 교회는 교구의 필요성 때문에 통상적인 분담금을 부과한다. 각 부과율 등급은 각 교구마다 본당의 수입 금액과 재정규모를 참고하여 하여 등급을 정하여 차등을 두고 있다. 또한 교구의 이례적인 분담금은 특별헌금을 들 수 있다.

2. 개신교 교회의 재정 구조

1) 개신교 교회의 조직 체계

‘개신교는 단위 교회가 지역조직으로 노회를 구성하고 노회가 모여 총회를 구성한다. 개신교는 개교회가 독자적으로 운영되며 교단의 개교회에 대한 내정 간섭이 어렵다. 대개의 개신교 교단은 총회장의 임기 1년의 명예직이고 실질적 업무는 총회 총무가 한다. 장로교회는 1950년 이후 현재까지 230여개 교단으로 분열되어왔다. 이에 비해 감리교는 단일교단을 이루고 있다. 감리회 본부와 총회, 산하에 서울 연회를 비롯해 13개 연회, 16개 분과 위원회, 실행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본부 조직은 은급재단, 사회복지재단, 장학재단 등 4개 재단이 소속되어 있다.’

2) 개신교 교회의 재정 관리 체계

‘한국의 개신교단 및 교회는 다음과 같은 재산관리 형태를 띠고 있다. 첫째는, 교회가 담임목사의 이름으로 되어있어 교역자 개인의 재산과 교회재산이 분리돼 있지 않은 경우로 개척교회나 소규모 교회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둘째는, 교회재산이 교회의 이름으로 되어있지만 공적인 단체에 재산내역이 등록돼 있지 않은 경우로 이 같은 경우에는 교회 예산 집행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신도들이 알 수 없는 것이 관례로 돼 있다. 셋째는, 교회재산이 교회가 소속된 노회나 총회 등 상급 단체에 등록된 경우로 이런 교회의 경우는 예산집행 전후에 보고 형태의 과정을 거쳐 재산상태가 공개되는 것이 보통이다. 마지막으로는 교회자체가 재단법인 등기로 등록된 경우인데 대개 대형교회들이 이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재단법인은 감독관청에 재무 상태를 보고하고 세금까지 납부하는 등 법적인 의무를 이행해야하기 때문에 재산 내역이 공개적일 수밖에 없다. 또 대부분 교회 내에 재정위원회가 설치돼 재산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3) 개신교 교회의 수입·지출 구조

(1) 수입

교회의 주 수입원은 헌금으로 4가지 기본헌금과 90여 가지의 특별헌금으로 구분된다.

① 십일조헌금

십일조 헌금은 성경의 명에 의하여 소득의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의무적으로 드리는 헌금이다.

② 주일 헌금

주일날 교회에 나와 예배들 드리고 은혜 받게 하신 것을 감사해서 내는 헌금이다. 십일조는 소득의 1/10을 내는 것이고(레27:30), 주일헌금은 주일예배 때 드리는 것이다. 이 헌금은 구약시대부터 이어 내려오는 전통적인 헌금방법이다.

③ 감사헌금

감사헌금은 부정기적인 것으로서 일상의 삶속에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기억하고 감사하면서 드리는 헌금이다

④ 절기헌금

기독교의 명절인 성탄절, 부활절, 추수감사절, 맥추감사절에 드리는 명절감사헌금이다.

⑤ 특별헌금

구제헌금, 건축헌금, 선교헌금 등 90여 종의 특별헌금이 있다.

(2) 지출

개신교 교회의 지출은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집행된다.

① 성경의 지시에 의한 집행

② 교회의 법에 의한 집행

③ 교역자의 목표계획에 의한 집행

주요 지출은 다음과 같이 구별된다.

① 예배를 위한 경비: 목사사례비/ 설교용도서비/ 성례비(성찬식,세례식)/ 주보인쇄비/ 성가대비

② 행정을 위한 경비: 사무원월급/ 목회활동비/ 사무비/ 차량유지비/ 상회비(총회,노회운영비)/ 행사비/ 접대비

③ 전도를 위한 경비: 심방전도사 성역비/ 전도비/ 선교비/ 구제비/ 경조비/ 부흥회비

④ 교육을 위한 경비: 교육목사,전도사의 성역비/ 주일학교교육비/ 청년,대학부교육비/ 장년부교육비/ 자녀교육비

⑤ 시설을 위한 경비: 관리집사급료/ 임차료/ 건축헌금예금/ 전기수도료/ 화재보험료/ 시설영선비/ 연료비/ 재세공과금/ 소모품 및 기타경비/ 비품구입비/ 건물,토지매입비

⑥ 기타경비

예비비/ 후생비/ 은퇴적립금/ 차용금상환/ 이자/ 기타

- 2015년 한국기독교장로회 결산서를 보면 수입의 대부분을 상회비라고 하여 25개 노회에서 내는 노회상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노회상회비 규모는 적은 곳은 약 1,300만 원 많은 곳은 1억 원대이다. 그 외 주일 특별 헌금 등이 있다. 지출은 선교 사업과 각종 위원회 활동비가 우선 순위에 있다.

- 대한기독교감리회의 경우 수입원이 본부, 유스호스텔, 교육원, 출판국, 유지재단. 은급재단. 사회복지재단. 장학재단. 기독교타임즈로 구성되어 있는데 수익구조를 갖고 있는 재단과 기관 때문에 복식 부기를 사용하고 있다. 감리교 재정의 특징은 모든 개 교회의 재산이 유지재단에 귀속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지재단이 1조 원이 넘는 토지, 건물을 소유하고 임대료, 이자 수입 등으로 약 30억 원의 순수익을 내고 있다. 개 교회는 전체 수입의 각 1%를 본부부담금, 연회부담금, 지방분담금으로 내고 신학대학부담금 1%, 노후연금으로 사용되는 은급부담금으로 1,5%을 내서 총 5.5%를 기본으로 내며 지역이나 교회 규모에 따라 6%를 내기도 한다.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의 2017년 회계 보고서를 보면 상회비, 세례교인헌금이 전체 73%를 차지하고 있다. 지출에서 목적 사업비의 비중이 17% 정도다.

   
▲ 이희선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3. 조계종 사찰의 재정 구조

1) 조계종의 조직 체계

대한불교조계종은 간략히 말하면 총무원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과 25개 교구본사, 3,000여 개 말사의 구조로 되어 있다. 교구는 총림형 교구와 일반형 교구로 되어 있는데 총림형 교구에는 방장 스님이 있어 교구본사 주지를 결정한다. 말사는 공찰과 사설사암으로 나눠지는데 공찰은 교구본사에서 주지를 임명하나 사설사암은 창건주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입법기관인 중앙종회와 사법부 격인 호계원을 두어 형식상 권력분립 형태를 띄고 있다. 구조상 중앙집권적으로 되어 있지만 재정상으로는 교구본사가 일종의 자치기구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2) 조계종단의 재정 구조

중앙종무기관 즉 총무원·교육원·포교원과 중앙종회 예산은 1996년부터는 예산회계법에 따라 처리하고 있어 재정구조가 명확히 드러나 있다. 수입구조는 크게 분담금 수입, 사업 수입, 재산 수입, 사찰토지 처분금, 경상이전수입, 전년도 이월금 등 6개 관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과목의 분류가 의미 없게 분담금 수입이 거의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분담금 수입은 다시 중앙분담금, 특별 분담금, 문화재 관람료 분담금, 타단체 및 종단 분담금, 기타 등 6개 항으로 나뉜다. 24개 교구본사에서 내는 분담금을 일컫는 중앙분담금은 직할교구 조계사 교구에서 내는 직할분담금과 나머지 23개 본사에서 내는 중앙분담금으로 구분된다.

특별분담금은 재정이 양호한 사찰 중에서 총무원장이 지정한 사찰에서 내는 분담금을 지칭하는 말이다. 문화재 관람료 분담금은 64개 사찰에서 수입의 12%를 내게 되어 있다. 직영분담금은 총무원에서 직영사찰로 정해 놓은 조계사, 봉은사. 대구 선본사, 강화 보문사에서 내는 분담금을 말한다. 종단 수입의 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분담금이며 그중에서도 직영사찰 분담금과 문화재관람료 분담금이 전체 약 50%를 상회하여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의 예산은 일반회계 약 291억 원, 특별회계 약 713억 원으로 1,000억 원을 넘겼는데, 특별 회계 중에 총본산성역화에 197억 원, 위례와 세종시 시설 건립비에 126억 원이 포함되어 있다.

<표 3> 2019년 대한불교조계종 일반회계 세입 예산

   
▲ 2019년 대한불교조계종 일반회계 세입 예산

3) 교구별 재정 현황

조계종의 교구 재정을 살펴보면, 2014년 기준으로 연간 총교구의 일반회계 세출은 약 1,160억 원이다. 이중 직영사찰 4곳(조계사, 봉은사, 보문사, 선본사)의 총세출은 389억원이고, 지역교구 23곳의 총세출은 770억 원이다.

직영사찰과 지역교구 중 세출이 가장 많은 곳은 조계사로 147억 원이었으며, 지역교구 중에서는 11교구(불국사)가 129억 원으로 가장 많다.

그리고 이외 지역교구 중 70억 원대의 세출결산을 보인 교구는 12교구(해인사) 1곳이다.

50억 원대는 3교구(신흥사), 14교구(범어사), 15교구(통도사) 등 3곳이다.

40억 원대는 9교구(동화사) 1곳이다.

30억 원대는 2교구(용주사), 4교구(월정사), 5교구(법주사), 7교구(수덕사) 등 4곳이다.

20억 원대는 6교구(마곡사), 8교구(직지사), 18교구(백양사), 21교구(송광사), 24교구(선운사) 등 5곳이다.

10억 원대는 10교구(은해사), 13교구(쌍계사), 17교구(금산사), 19교구(화엄사), 22교구(대흥사), 25교구(봉선사) 등 6곳이다. 10억 원 미만은 16교구(고운사)와 23교구(관음사) 등 2곳이다.

<표 4> 조계종 교구별 일반회계 세출예․결산(2014년 현재)

   
▲ 조계종 교구별 일반회계 세출예․결산(2014년 현재)

4) 조계종 사찰의 수입·지출 구조

2017년 총무원 재무부의 계정 과목 해설서 중 일반 회계 부분을 살펴보면 불공 수입과 불전 수입, 4.8절 수입이 주요한 과목으로 되어 있고, 신도교무금 수입이 잡혀 있다. 문화재구역 사찰의 경우 문화재구역입장료 수입이 추가된다. 지출에서 눈에 띄는 것은 목적 사업비로 교육비, 포교비, 역경비, 사회복지비와 승려복지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표5>, <표6>의 수도권 한 사찰의 수입과 지출을 살펴보자. 전체 수입의 54%가 불공 수입이고 교무금은 0.1%로 거의 걷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분담금을 내기 때문에 불공을 하는 신도들에게 1년에 한 번 내는 신도교무금에 대해 적극 권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사찰에서 신도들을 교육하고 조직하는데 매우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지출에서 교육비, 포교비, 역경비, 사회복지비와 승려복지비를 포함하는 목적사업비는 비중이 10%에 불과하다.

<표5> 2016년 A사 일반회계 수입 보고

   
▲ 2016년 A사 일반회계 수입 보고

<표6> 2016년 A사 일반회계 지출 보고

   
▲ 2016년 A사 일반회계 지출 보고

4. 조계종 사찰의 재정 합리화 방안

앞에서 다소 지루하게 천주교와 개신교의 교회의 재정 구조를 살펴보았다. 일단 교회는 주 수입원이 헌금이다. 천주교는 개신교의 십일조에 해당하는 교무금과 주일 헌금이 중심을 이룬다. 개신교역시 십일조와 주일 헌금을 중심으로 90여 종의 특별 헌금을 수입원으로 하고 있다. 현재 양 기독교 교회들은 많은 자산을 갖고 운용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지만 기본은 교인의 헌금이다.

사찰은 재정면에서 볼 때 기도처, 관람료 사찰, 일반 사찰, 포교당으로 구분하는데 현행 조계종 행정체계와 사찰의 회계 처리가 부실하여 정확한 사찰 수입을 알기 어렵다. 일반 사찰이나 기도처의 경우 불공·불전 수입이 주 수입원이지만 관람료 사찰의 경우 관람료 수입이 더 많다. 또 불교 재정에서 특별한 것은 문화재 관리와 템플스테이 등으로 받는 국고보조금이다. 이들을 지원 받는 사찰들은 대개 수입 구조가 지나치게 이들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찰 재정 구조의 합리화를 위한 첫 번째 방안은 중앙에서 교구로 예산지침을 내려 보내면, 말사로 내려 보내고 예산과 결산을 제대로 신고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통합 전산회계시스템을 사용하여 입력만 하면 중앙에서 다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2012년 10월말 현재 예결산서 제출현황을 보면 직영사찰 100%, 특별분담사찰 100%, 문화재구역입장료사찰(43곳) 중 결산 79%, 예산 86% 제출, 전체등록사찰(2,689곳) 중 결산 1,020건(38%), 예산 1,091건(41%)이 제출되었다는 자료’를 보면 현재도 잘 이뤄지고 있지 않을 것 같다. 조계종 사찰에 보시되는 금액이 1조 원은 될 것이라는 종단 고위층의 말이 한 때 회자되었던 일이 있듯이 전 사찰이 예·결산을 정확히 하여 전체 재정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것이 이뤄져야 사찰 재정이 투명해지고 목적 사업에 사용할 재원도 마련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정액을 내고 있는 분담금을 <표2>의 천주교 교납금처럼 사찰의 등급에 따라 정해진 비율로 분담금을 내게 해야 한다. 분담금을 정액으로 정해 놓으니 수입을 정확히 노출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대로 불공이나 재, 관람료 수입에서 점차로 벗어나 신도 교육과 조직으로 교회와 같이 주기적으로 보시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인등과 같이 매월 보시금을 내도록 하는 방법이 있지만, 주기적으로 법회나 수행 등 사찰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기적으로 보시금을 내는 것과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불공이나 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회, 수행 등 불교 본연의 활동과 그를 통한 신도의 조직화와 주기적 보시금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것이 식자들의 공통의 의견이다. 물론 불교 신도의 종교적 태도의 특성이나 산중 사찰의 특성, 법회를 주관할 수 있는 스님들의 부족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 극복해 내지 않으면 사찰은 머지않아 존립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등산객에게 문화재관람료를 강제로 받아 지탄을 받는 몇 개의 사찰이 있는데 그 중 한 사찰에 기독교인들이 시위를 계속했다고 한다. 매표소의 위치를 절 앞으로 옮겨 등산객들에게 강제로 입장료 징수를 하지 말라는 시위다. 한동안 열심히 시위를 했는데 어느 날 목사님이 신도들을 불러서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제 시위를 그만 두세요. 그 스님들이 입장료 받고 거기서 살게 내버려두는 것이 우리 교회에는 오히려 좋습니다. 왜냐하면, 입장료를 못 받게 하면, 그 스님들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포교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그 스님들하고 경쟁을 해야 하거든요.”

참 웃을수만 없는, 현재 조계종 관광 사찰의 현실을 정확히 꿰뚫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그 목사님의 얘기대로 문화재 관람료나 국고 보조금은 지금은 당장 달지만 결국에는 해가 되는 당의정(糖衣錠) 같은 것이다.

세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대 사회적 공헌이다. 앞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작금의 사회 현실에 대해 언급했는데, 종교 역시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회적 윤리적 실천이 없이는 신뢰를 잃고 도태하고 마는 것이다. 세 종교 중에서 유독 불교 인구가 대폭 감소한 이유는 스님들의 도박, 은처 등 비윤리적 행위와 교화의 소홀과 더불어 기독교에 비해 사회적 공헌이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05년 한국 갤럽 리서치의 헌금의 우선 사용처에 대한 종교인 의식 조사에 따르면 사회봉사와 구제라고 응답한 비율은 천주교인 58.9%, 개신교인 30.6%, 불교인 52.5%로 나타났다. 성당 운영 유지라고 응답한 사람은 천주교인 34.8%, 개신교인 40.2%, 불교인 39.0%였는데 2004년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 의식에 대한 한국 갤럽조사에서 가난한 이웃을 돕는 것이 종교의 본뜻을 더 잘 따르는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천주교인 69.6%, 불교인 79.8%, 비종교인 77.5%, 개신교인 50.1%로 나타나 종교인들은 대체로 종교 재정의 공익적 사용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조사에서 보면 불교인이 보시금의 우선 사용처가 가난한 이웃을 돕는 것이라는 데 가장 높은 의견을 냈다는 것인데, 우리 불자의 의식이 기복에 머물러 있지 않고 자비의 실천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사찰 수입의 공익적 사용 특히 사회 활동을 지원하는 사회 기금으로 쓰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방인성 목사를 통해 개신교의 의견도 들어보자. “지역 사회 섬김을 위한 재정지출의 신학적 확립이 필요하다.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한 재정지출이 바로 교회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힘이 없는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돌아보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공의를 저버리는 것이다.(렘 22:3) 궁극적으로 교회의 건강성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물질적 헌신도의 진정성에 의해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조계종 세출 과목에 ‘사회복지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조계종도 재정의 공익적 사용에 참여할 형식은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실천에 있다. 그리고 개별 사찰 재정의 10%정도가 노동, 환경. 시민단체지원 등 사회적으로 쓰여야 한다. 예컨대 성공한 도심 사찰의 사례로 꼽히는 수도권 B 사찰의 경우, 정확한 지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외국인 노동자 보호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 지역 시민단체 지원, 어린이 교육과 사회복지 사업 등을 30여 년간 지속적으로 함으로써 지역에서 높은 평판을 받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재정의 사회적 사용 → 신도들의 자긍심 제고 → 재보시’로 재정이 선순환 되는 것이다.

Ⅳ. 사찰 재정 확대 방안

1. 수익사업을 통한 확대

사찰 재정 확대에 대한 논의는 사원경제가 크게 성장했던 고려 후기부터 억불정책으로 사원경제가 크게 곤란을 겪었던 조선시대 그리고 일제 강점기를 지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주제일 것이다. 그런데 이 주제는 비평의 영역을 넘어 매우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사원 재정의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반드시 그리고 매우 중요하게 연구되어야 하지만 필자와 같은 비전문가가 쉽게 이야기할 사항은 아닌 것이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 스님들의 발표된 글들이 있지만 몇 가지 그동안 집중 논의되었던 것을 간단히 요약하여 소개하는 것에 그치고자 한다.

2004년 10월에 총무원 재무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재정확대 방안 연구 보고서』가 출간되었다. 세입 세출 분석을 통해 종단 재정 운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개선방안을 제안했는데, 세입원의 다각화, 예산 지원 사업에 대한 효과성 파악, 중앙종무기관과 교구본사의 연계사업 확대, 특별회계 개선 및 종단 기금 설립이 그것이다. 종단 수입원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분담금제도에 대해서는 특정사찰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으므로 일반 사찰의 분담금 부담을 높이자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재 관람료 역시 징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에 대비하여 유무형의 문화재를 발굴하고 전시 및 공연할 수 있는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박물관 건립과 운영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한다. 그 외 종단재정 확대를 위한 여러 방안이 제시되었는데 부동산 개발, 상품 개발, 로열티 창출, 목적사업 비용 특별 시주, 레포츠 관광 사업(친환경 농원, 유명 사찰 상표 출원, 소규모 테마시설 개발, 불교테마파크, 테마 리조트) 등의 아이디어 등이다.

‘2011년 10월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조계종 수익사업 진단과 개선 방안 모색> 공청회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재무부와 불교사회연구소 공동으로 개최되었다. 여기서 법안 스님은 ‘종단 재정사업의 원칙과 방향’이라는 주제의 기조발제를 통해 종단 수익사업을 전담할 지주회사 설립을 제안했다. 법안스님은 종단 수익사업의 원칙으로 △불교적 가치 담보 △공익성 추구 △안정적인 수익모델 창출 등을 제시한 뒤 종단 수익사업의 전체적인 기획과 마스터플랜 수립, 운영, 회계, 집행 등을 담당할 전담조직으로서 별도의 법인체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안스님은 “설립된 사업법인은 ‘지주회사’로 설립한 뒤 각종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성격의 사업단위를 다시 설립해 각각의 사업을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종단이 수익사업체를 운영하는 가장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먼저 전초과정으로서 종단 수익사업을 관장할 컨트롤타워인 ‘조계종 수익사업위원회’를 설립해 사업 분야의 중복을 피하고 수익사업의 장기적 기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익사업위원회를 통해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조계종출판사, 전통불교문화원, 국제선센터, 총무원 재무부 등이 각각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일원화하고 그 관장 주체를 설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외부 컨설팅전문기관에 의뢰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수익사업진행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가톨릭의 평화드림과 대만 자제공덕회 등의 수익사업을 분석한 뒤 종단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출판사업과 불교수목원, 사찰음식사업, 장례사업, 문화재보수정비사업, 건축불사사업, 친환경농산물 유통, 국제명상센터 건립, 유무형문화재 콘텐츠개발사업 등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각 분야마다 구체적인 사업안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에서 진행할 수 있는 수익사업의 성공모델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주 평화드림이라고 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004년 하반기 종단 수익사업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기반해 수익사업체를 출범시켰다. 초기 자본금은 약 7억원 직원 명의 미니조직으로 시작한 평화드림은 출범 3년만엔 매출은 164배, 직원은 36배로 늘어났다 영업이익 역시 크게 늘어 출범당시 1,700여만 원 적자에서 3년 만에 46억 원의 영업 이익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화드림의 성공비결은 먼저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일원화된 조직체계에 기반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교구는 산하에 가톨릭학원을 두고 있으며 평화드림은 이 가톨릭학원 산하 수익사업체다 가톨릭학원의 이사장은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맡고 있어 사실상 학원의 실질적 통제와 운영이 가능해 서울대교구의 수익사업추진 의지가 하부조직으로 그대로 전달되는 효과를 내고 있다 가톨릭학원은 산하의 대학과 성모병원의 시설 운영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주 평화드림에 맡겨 안정적인 수입원 창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서울대교구 산하 각 지역 본당 역시 평화드림에게 가구제작, 건축, 인쇄물 제작 등을 맡겨 평화드림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그러나 ‘평화드림은 안정적인 조직구조와 사업기반에 안주하지 않았다 각 지역 본당 성모병원의 장례식장과 각 지역 천주교 공원묘지 그리고 자체적으로 설립한 장례용품생산공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장례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했다. 나아가 이런 네트워크를 활용해 평화상조를 출범시키는 등 새로운 사업분야의 모색과 설립을 통해 그 영역을 점차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IT기업인 ㈜평화 까지 조직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2. 교구 본사의 말사 공영제를 통한 양극화 해소

2014년에는 불교사회연구소에서 『사찰 재정 확충 및 양극화 해소방안 연구』 라는 종책연구보고서를 출간했다.

“사찰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재정 운영과 관련한 논의는 오래 전부터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사찰의 규모와 지리적 조건, 성격에 따라 사찰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원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재원 마련 방법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해답을 찾는 시도는 부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찰의 운영과 재정자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과 운영비용에 대한 정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사찰의 재정 확충 방안이나 체계적 지원 방안이 수립되어진 바는 없었다. 당연히 말사를 관장하는 교구 본사와 교구 본사 전체의 운영을 좌우하는 종단의 역할과 책임도 정리되어 있지 않다. 그런 가운데 사찰의 재정난과 양극화라는 문제가 종단의 큰 화두로 떠올랐던 것이다. 지금 도시 지역 사찰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 사찰들은 예외 없이 신도의 노령화와 감소 현상과 마주하고 있다. 특히 농촌, 산간, 벽지 등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이 매우 심화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필연적으로 사찰의 재정 수입 감소와 직결된다. 신도의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은 도시지역에서도 과거와 같은 종교적 열정이나 헌신, 결속력을 갖는 열성 신도들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지금 종단에서 나타나는 작은 조짐들 역시 앞으로 다가올 엄청난 변화의 단서일 수 있다. 출가자의 감소, 신도의 감소, 사찰 재정의 악화 등 많은 조짐들은 향후 한국불교와 조계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알려주는 단서이다. 이런 단서들에서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찾아내는 것은 일선 현장에서 분투하는 스님 개개인의 과제가 아니라 조직적, 종단적 과제이다. 사찰 재정 건전성 약화와 양극화 현상에 대한 대안 역시 종단적으로 해결책을 고민해야 하는 과제임에 분명하다.”

○ 사찰 주지품신과 미임명의 문제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전국의 주지 미임명 사찰이 580여 곳에 이른다는 것은 종단 소속 3,100개 사찰 가운데 약 1/5 즉 다섯 사찰 중 한 곳에 주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산간벽지부터 사찰이 비어 가고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운영이 어려워 사찰이 비어 있는 경우가 생겨나고 또 사찰 간에도 신도가 많고 큰 절과 신도가 거의 없고 작은 절 사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즉, 사찰 양극화가 진행된다는 것에 대한 스님들의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심화될수록 스님과 신도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이른 바 ‘빈 절’들이 속출하게 될 것이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조계종과 한국불교의 위기로 나타날 것이라는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연구원들이 발로 뛰어 밝혀낸 바에 의하면 공찰의 경우 실제 농촌의 인구 감소와 이로 말미암아 사찰 재정이 궁핍해져 주지 임명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라기보다는 특정 문중이 공찰을 사유화해 문중에서 아직 주지를 발령할 만한 스님이 없을 때 주지 임명을 미루는 일이 많다고 한다. 교구 내에 말사 주지 자격을 갖춘 스님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스님들에게 주지 자격을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스님들은 모두 ‘갈 곳 없는 스님들이 너무 많다’는 점에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었다. 이는 스님의 수가 부족하여 사찰이 비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 지역 말사들의 운영 현실

이번 연구 과정에서 조사 대상으로 삼은 기준은 중소도시와 농촌에 위치한 공찰로서 유명 관광사찰이 아닌 곳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의 중소 말사들의 재정이 매우 어려운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신도 수 감소, 신도조직 어려움.

② 관광지가 아닌 곳은 불전 수입이 매우 적음.

③ 납골당 증가로 재수입 감소.

④ 사정이 비슷한 인접 사찰들과 경쟁.

⑤ 미지급 분담금 등 부채 누적.

결국 사찰의 주 수입원인 불전과 재수입이 감소하면서 초파일 연등비로 일 년을 사는 사찰이 많다는 것인데 분담금도 내기 어려운 이러한 재정 부족은 다음과 같은 만성적인 악순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재정 부족 → 공양주 · 소임자 구하기 곤란(스님들의 공동체 생활 의식 부족) → 주지 독살이 → 포교곤란 → 신도 확대 어려움 → 재정부족 극복 어려움 → 주지 교체 → 악순환 지속

○ 말사 주지들의 재정 부족 해결 방안 의견

- 종단 차원의 교구 간 내지 교구 내 말사 간의 양극화 해소 방안이 필요.

- 교구 중심의 말사 공영제로 본사가 말사 재정을 관장하여 재정이 어려운 말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 전환.

- 일정 규모 이상의 공찰에서는 반드시 대중살림을 하도록 제도화.

- 스님들의 노후 복지 제도화.

- 사원 재정의 투명화와 사유화 방지.

- 문중 중심에서 재적승 중심으로.

- 수도권, 대도시 사찰과 연계하여 지원.

앞서 문중의 이해로 미임명 주지가 늘어났다고 했으나 지역 인구 감소로 말미암은 재정 부족으로 공찰이 늘어났을 개연성도 크다. 반면에 많은 스님들은 거소 마련 어려움으로 개인 소유 토굴을 만들고 있는데, 한 선원에서 안거 중인 스님들에게 개인 토굴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거의 절반의 스님들이 그렇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 원인은 지나친 문중 중심으로 문중이 아닌 스님들이 거소를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실은 현재 조계종에 심각하게 공동체 의식이 붕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사 사찰의 생존을 위해 보고서는 자급자족을 추구하는 ‘작무(作務)의 전통’을 회복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백장청규의 전통을 살려 농업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보고서는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의 자급자족을 통한 공동체를 사례로 들고 있다. 이곳 수사들은 수도원에 부속된 밭과 작업장에서 매일 8시간의 노동을 하며 여기서 생산되는 목공예품과 각종 성물들은 전국의 성당에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보고서의 대안 중 핵심은 교구 중심의 사찰공영제다. 현행 교구 종회법에 의하면 교구 종회는 종법 제정 및 개정 사항 등을 중앙종회에 건의할 수 있고, 교구 규칙을 제정하고 개폐할 수 있다. 따라서 교구의 수말사들을 교구의 특별분담사찰로 지정하여 공영화하고 그 재원을 모아 기본적인 생계유지도 어려운 말사를 지원하는 방식의 교구차원의 공영제를 교구 규칙으로 정하여 시행하거나, 이를 중앙종회에 건의하는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교구 규칙으로 먼저 시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종단에 사찰 공영제 시행을 요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3. 재정 확대의 문제점

재정 확대 방안 중 자주 거론되어온 것이 수익 사업과 분담금 증액이다. 교구본사의 말사 공영제에 대해서는 지역의 소멸과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더 많이 토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종단 재정 자립이란 명분 아래 벌이는 수익사업이란 것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생수사업이라든지 사찰 부근의 상업과 중소 제조업 생태계를 붕괴시킨 달력 사업 등으로 볼 때 시회적으로 미치는 악영향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감시 기구가 작동하지 않는 수익 사업은 종종 비리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여러 사례로 드러난 바 있다. 성공한다고 하여도 자칫 자본주의 주조에 종속되어 자본의 순환 논리에 빠지는 순간, 악덕 기업이 된다든지 하는 불교적 가치와 거리가 먼 사업체가 될 소지도 크다. 우리는 유병언의 세모 같은 종교 기업의 행태를 많이 보아왔다. 어떤 기업인이 자신도 적은 임금에도 헌신하는 종교 기업을 갖고 싶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은 적도 있다. 천주교 같은 경우에도 밖으로는 민주와 인권을 위해 싸우면서 천주교 기관의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을 불편해 하거나 심지어 방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종단에서 혹은 교구나 개 사찰에서 수익 사업을 할 때는 불교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손상하지 않는 분명한 기준과 경영 원칙을 가져야 할 것이다.

Ⅴ. 승려 기초 생활비와 사찰 재정

작년 보신각 광장과 조계사 앞 아스팔트에서 출재가가 함께 조계종 개혁 운동을 펼쳐나갔을 때 스님들의 주 구호가 ‘출가에서 열반까지’ 기초생활과 노후를 책임질 수 있는 제도의 개혁이었다. 출가자가 자신의 출가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조계종에서 계속되어왔다는 것에 많은 재가자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지금 조계종은 94년 개혁종단 출범이 무색하게 사찰별 개인별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심해져 육화경(六和敬)으로 대표되는 승가 전통의 화합과 공동체 정신이 심각하게 붕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승려 기본소득 혹은 기초 생활비, 기초 생활비 지급이 거론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종교인 과세 시행 1년 동안 총 2,853곳 중 1,648개 사찰[약 58% (공찰 695곳, 사설사암 953곳)], 4265명(약 33%)의 스님들이 종단의 종교인과세 업무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2018년 12월31일 기준) 스님들의 소득 신고 금액을 통계를 내본 바 2018년 한 해 동안 지급된 소임비는 574억 274만여 원으로, 1인당 평균 소득은 연 1,345만 원, 월 112만 원이 된다. 소득 구간별로 보면 약 51%가 연간 1200만원 미만 소득자였다. 특히 연간 600만원 미만의 소득을 얻은 스님들은 28%(119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1800만원 미만 기준 시에는 71%였다. 1,800만~ 2,400만 원 미만 14.18%, 2400~3000만 원 미만은 292명(6.85%), 3000만원 이상은 340명(7.97%)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로 전체 소득 배분율을 추정해보면 51% 스님에게 소득의 25% 미만이 분배되고 약 15% 스님에게 30% 이상이 배분된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스님 들 간에도 소득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 중 28%가 월 50만 원 미만을 받는 스님들이 28%라고 하면 소임을 맡지 못한 스님들은 어떠할지 알 수 있다.

스님들의 기초 생활비 보장에 대해 신대승 웹사이트에 발표한 유승무 교수의 「승가형 기본소득제 시론」을 먼저 살펴보겠다.

유 교수의 접근은 출가자의 감소와 속퇴에 대한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다. ‘1991년 사미·사미니계 수계 제도가 시행될 당시 약 800 명 정도에 달하던 수치가 그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5년 에는1/4인 205명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또 실제로 최근 5년간 등록 행자 1,676 명 중 410명이 퇴사하여 퇴사율이 평균 26%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유 교수가 승가형 기본소득제를 생각하게 된 것은 최근 진보학계나 단체,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기본소득론에 영향을 받아서 상상을 한 것이라고 한다.

기본소득은 요즘 정치권에서도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 토지는 소유할 수 없는 공공재로 보고 토지를 소유하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거둬 누구나 예외 없이 인간적 품위를 지니고 생활할 수 있도록 생활에 필요한 기본 소득을 주자는 것이다. 따라서 기본소득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하는 것으로 승가에서는 '기초 생활비'나 유 교수가 제안한 '기초 수행지원 보시금' 정도로 표현해야 할 것이다.

기본소득의 이론을 승가에 적용하면 그 필요성은 수행자로서 출가자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생활비를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원 금액은 50만 원으로 하는데 이 금액은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에서 제안한 금액이며 작년 조계종 개혁에 동참한 스님들이 제안한 금액이기도 하다. 대개 현재 한국사회에서 요구되는 평균치 금액이라고 본다.

이를 실행하려면 수혜자 수를 1만 명으로 잡았을 때 연간 600억 원이 드는데 유 교수가 제안하는 재원 마련 방법은 2017년 종단이 걷은 일반회계 분담금 233억 원의 액수를 두 배로 높이고 교구에 말사가 분담하는 분담금 규모도 늘리자는 것이다. 다음, 문화재구역 관람료를 높이고 기초 수행 지원금을 지우하게 한다. 전국 사찰에 '지초 수행지원 보시함'을 설치한다. 실행의 주체는 교구 본사로 한다. 그런데 앞서 인용한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33%의 스님들에게 지급된 소임비가 574억 274만여 원이라고 하니 사찰 수입을 잘 분배하면 추가 세원의 발굴 없이도 기초 생활비 지급이 가능할 것 같다.

유 교수는 ‘기초 수행지원 보시금’을 실행했을 때 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선, 공유재로서 삼보정재 본래의 의미를 온전히 실현함으로써 삼보정재의 교리적·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공유재라는 토대에 조응하는 상부구조적 요구는 시대착오적인 위계적 조직 관행, 관료주의적 태도, 권위주의 의식이나 태도 등을 성찰하고 개혁하는 계기를 열어 줄 것이다.

셋째, 승가구성원 모두로 하여금 원융살림에 대한 관심과 민주적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이 제도가 총무원장 직선제 등과 연동될 경우 불교계 내부 민주화는 상당히 진전될 것으로 생각된다.

넷째, 승가 내 불평등, 사유화, 세속화, 사사화, 범계 등 온갖 부정적인 추세를 일소하고 승가의 공동체성과 화합성(六和敬)을 실현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다섯째, 주지 등 소임자로 하여금 재화보다는 수행지원서비스에 더 큰 관심을 갖도록 함으로써 승가내부의 과잉정치화를 약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섯째, 승가노후복지제도 등과 연동시킴으로써 수행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일곱째, 오직 초발심의 자세로 수행에만 전념하는 출가자의 숫자가 늘어남으로써 승가의 청정성이 확보되고 우수한 출가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는 환경적 조건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여덟째, 출가자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행자시절 퇴사자나 비구계 이후 환계자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홉째, 승려노후복지의 맹점을 보완하는 효과를 가질 것이다.

열번째, 불교가 사회변동의 추세를 선취하고 그 경험을 사회로 회향함으로써 승가 본연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적 효과를 갖는다.”

최근 본사 주지 중에 화엄사 덕문 주지가 기본소득에 대해 호응하는 글을 발표했는데 승려복지제도의 발전방향과 과제라는 항목에서 기본소득(수행연금) 보장이라고 하며 ‘모든 승려의 기본급여를 보편복지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스님들의 기초 생활비와 더불어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국가제도를 통해 의료와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 조계종단에서 실행하고 승려복지제도의 내용을 보면, 대상은 구족계를 수지하고 결계를 필한 8,000여 명이다. 입원 진료비는 1인 당 연간 1,500만 원까지 지원하고 국민건강보험료는 교구와 사찰에서 부담하게 되어 있고, 국민연금은 지역가입자에게 월 36,000원을 재적 교구본사에서 지원한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자료를 보면 2018년 국민건강보험료 지원 건수는 99명에 15, 937,660원, 국민연금은 1,770명 191,160,000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의 경우 군종특별교구 포함 전체 26교구에 등록된 비구, 비구니 11,473명 중 55세 미만 5,938명 중 1,907(32.1%)명이 신청을 하고 심사를 통해 1,770(29.8%)명이 지원을 받은 것이다.’

종단의 출가자 연령별 통계를 보면 2024년이 되면 만 65세 이상 스님의 수가 36.1%, 2034년 54.8%가 된다고 한다. 심각한 초고령화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거소 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기본급여+국민건강보험+국민연금이 승려복지의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침 제36대 총무원 승려복지 공약 실행방안에 결계 신고 시‘주거형태, 국민건강보험료 납부형태, 국민연금 가입 여부 및 가입 기간 등을 조사하여 전산화’ 하겠다고 한다. 꼭 실행하길 바란다.

Ⅵ. 결어

앞에서 사찰 재정 구조 혁신에 관한 시론이란 논제 아래 저출산, 탈종교, 탈농촌의 위기 상황 속에서 사찰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구조 혁신 방안을 탐구해보았다. 논제는 컸는데 용두사미가 된 것 같아 두렵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정녕 새로운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은 연구자들과 신행인들이 했던 말들을 반복한 것 같다. 그러나 백낙천과 조과선사가 나눴다는 제악막작 중선봉행(諸惡莫作 衆善奉行)의 이야기처럼 세 살 먹은 어린 아이들도 다 아는 일이 일이지만, 여든 먹은 늙은이도 행하기는 어려운 법인 것이 바로 재정을 투명하게 하고 공개하는 일이 아닌가.

다만, 이글의 의미를 사찰 재정의 문제를 투명성, 합리성, 재정확대, 기초생활보장, 재정의 공공적 사용 등 다섯 가지 측면에서 다면적으로 종합적으로 탐구해보았다는 것에서 찾아준다면 고맙겠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투명성이다. 사찰 재정 집행이 투명하게 진행되고 공개될 수 있다면 나머지는 모두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작금의 기독교, 불교 모두 재정과 인사가 투명하지 못한데 공통의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게 종교냐!’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문제는 이 오래된 부패, 구조화되고 안정화된 적폐를 쉽게 청산할 수 없다는 서글픈 현실이다. 종교 부패 청산이 사회적 의제가 되지 못하는 현실에는 종교인과 정치인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세미나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과 종교 적폐가 청산이 될 때까지 함께 전진하고 싶다.

원래 이글의 중심을 승려의 기본소득에 두려고 했는데 계획한 것에 비해 많은 시간을 내지 못했다. 찾은 자료의 반도 이용하지 못했다. 다음에 연구를 계속할 기회가 있기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발표를 경청해주시거나 이글을 읽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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