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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향교의 지형적 특징

기사승인 2019.08.08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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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58

   
부안향교 전경 / 좌우로 길고 계단식 지형을 보여주고 있다. '음의지형'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1600년에 새로 건축했다.

음양으로 지형을 구분하자면, ‘양의지형’은 철(凸)의 모양이고 ‘음의지형’은 요(凹)의 모양이다. ‘양의지형’은 산을 뿌리로 하여 앞뒤로 발달하고, ‘음의지형’은 능선이 횡으로 지나간 산복(山腹)은 부분이므로 좌우로 발달한 지형이다. ‘양의지형’에는 건물이 앞뒤로 배치되는 특징이 있고, ‘음의지형’은 건물들이 좌우로 배치되는 특징을 가진다.

관청, 향교나 서원, 사찰 등의 주요건물은 정신적 활동 즉 산의 정기를 받고 공간적 위엄이 필요한 건물은 능선 위 ‘양의지형’이 선호되었고, 농가나 일반주택은 ‘음의지형’에 분포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통적으로 산은 정신을 의미하므로 정신적 활동이 위주인 건물은 ‘양의지형’에, 양육이나 일상생활 혹은 휴식을 하는 공간은 ‘음의지형’에 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양의지형’보다 ‘음의지형’이 비교가 안 될 만큼 많고 넓게 분포하고 있다.

반면에 향교나 서원, 관청, 사찰이 ‘음의지형’에 위치해 있고, 주택이 ‘양의지형’에 지어져 있는 경우도 발견된다. 이런 경우는 특별한 이유를 찾기 위한 호기심이 일어난다.

부안향교는 ‘음의지형’에 지어진 향교이다. 향교는 대성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동무·서무가 세로로 지어지고 명륜당을 중심으로 좌우에 동무·서무가 세로로 지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안향교의 건물배치를 보면 대성전이 제일 높은 곳에 있고 그 아래로 명륜당과 양사재, 그 아랫단에 진덕재가 마지막에 문루 만화루가 있다. 횡으로 긴 4개의 계단식 대지에 차례로 배치되어 있는데 세로가 아닌 가로로 건물이 지어져 있다. 이는 산의 능선이 아니라 산복에 건물을 배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향교지형은 경제적으로 넉넉하나 청운의 꿈을 이루어 천허를 호령하는 인물을 배출하는 강한 기운이 부족하다. 따라서 부안은 자유분방하면서 풍요로운 생활을 하며 도인과 같은 생황을 즐기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들에게 학문은 출세를 위해서가 아니라 풍류를 즐기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이 얼마나 여유가 넘치는 소확행의 고장인가.

김규순 지리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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